지역민 위해 성당 문 ‘활짝’… “편히 들러 전시회 보고 가세요”
주민과의 소통=선교의 시작
성당 종탑도 새벽 5시부터 개방
서울 개포동성당(주임 이경상 바오로 신부) 지하 1층에는 ‘이냐시오 홀’이라는 명칭이 붙은 전시공간이 있다. ‘이냐시오 홀’은 전문 갤러리를 관람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조명을 비롯해 전시 시설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26일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를 주제로 ‘설렘’ 전시회를 시작해 1월 8일까지 진행했다. ‘설렘’ 전시에서는 주님 성탄 대축일을 전후한 시기에 성경 말씀을 깊이 묵상할 수 있도록 4대 복음사가의 상징물을 장식한 ‘복음집 보관함’과 주님 탄생 역사를 보여 주는 성화 등을 전시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형상화한 작품도 선보였다. ‘설렘’ 전시는 개포동본당 주임 이경상 신부가 기획했고 구체적 진행은 구본흥(요한 사도) 부주임 신부와 전시기획팀(팀장 이순실 루치아)이 맡았다.
개포동본당 ‘이냐시오 홀’은 본당 주보인 성 김제준 이냐시오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본당 신자들에게는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문화적인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공간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성당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지하에 로비 공간이 만들어졌고, 2022년 8월 이 신부가 부임한 뒤 ‘이냐시오 홀’로 명명하면서 전시공간으로 활용도를 높였다.
지난해 5월 성모 성월을 맞아 ‘세계 성모상 사진전’, 9~10월에는 순교자 성월과 묵주기도 성월을 맞아 한국교회사연구소와 협업해 ‘길-순교자 믿음 본받아’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본당 신자들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이콘과 퀼트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 신부는 “‘이냐시오 홀’ 전시에는 개포동본당 신자들은 물론 서울대교구 제11강남지구 본당들, 그리고 지역 주민 모두를 초청하고 있다”며 “‘이냐시오 홀’ 전시를 본 관람객들은 성당 안에 이렇게 훌륭한 전시실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냐시오 홀’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개포동본당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의미도 있다”며 “같은 취지에서 성당 종탑을 오전 5시~오후 10시까지 개방했고, 지역 주민들이 많이들 종탑에 올라 주변 풍경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교회의 선교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교회의 문을 열어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도 하나의 선교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렘’ 전시기획팀 이순실 팀장은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이냐시오 홀’ 전시에 신자와 비신자 모두가 찾아온다”며 “앞으로도 신선한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