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종교사회학회 학술대회 ‘뉴노멀 사회의 도래와 한국 종교 공동체의 변화’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2-09-20 수정일 2022-09-20 발행일 2022-09-25 제 3311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찾아가는 사목과 사회 공헌에 힘써야”
천주교·개신교·불교 각각 발제
‘신앙의 개인화’ 문제 진단하고
대안 모색·나아갈 방향 제안

‘뉴노멀 사회의 도래와 한국 종교 공동체의 변화’를 주제로 9월 1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개최된 한국종교사회학회 학술대회 중 최영균 신부(가운데)가 발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천주교와 개신교는 대면 미사와 예배 중단, 불교는 산문폐쇄(山門閉鎖)라는 초유의 상황을 경험하면서 ‘신앙의 개인화’ 문제가 오늘날 종교 공동체의 큰 화두로 떠올랐다. 함께 모여 전례를 거행하면서 믿음과 연대를 강화해 온 종교 공동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새로운 기준이 표준으로 제시되는 일명 ‘뉴노멀’ 시대를 맞이하며 가장 큰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한국종교사회학회(회장 장형철)는 ‘뉴노멀 사회의 도래와 한국 종교 공동체의 변화’를 주제로 9월 1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천주교에서는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최영균(시몬) 신부, 개신교에서는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 불교에서는 중앙승가대학교 박수호 교수와 동명대학교 정승안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성사가 신앙의 중심인 천주교의 고민은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강화된 일상생활 중심의 개인화된 신앙문화는 이후에도 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 전망과 대응: 의정부교구 코로나19 위원회 2차 코로나 팬데믹 대응 세미나’ 중 ‘팬데믹 이후 신앙생활 전망’ 항목에서 ‘정상적 대면관계가 가능해져도 미사 참석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5.5%나 됐다.

최 신부는 “비대면적 상황에서 이뤄진 온라인 전례, 신앙콘텐츠 그리고 디지털 네트워크는 신앙 감각을 유지하고 신앙과 영성의 자본을 축적하는 데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면서도 “변화와 쇄신을 향한 교회의 지향점은 ‘원천에로 돌아감’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지 과거로의 회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표현과 형태로 교회를 변형시키는 동시에 초대교회부터 이어져 온 신앙의 정수를 보존하는 것이다. 최 신부는 이를 토대로 찾아가는 사목으로서 본당 사목구 경계확장과 디지털 네트워크 확장, 사회적 공헌을 위한 공공영역에로의 경계확장에 중점을 둘 것을 제안했다.

개신교도 맥락을 같이 한다. 하지만 가톨릭교회처럼 중앙교회와 성사 중심이 아니라 개별교회의 의존도가 절대적인 개신교회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 도시와 지방 등 위기 앞에서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정 교수는 “뉴노멀 시대에는 교회라는 건물과 제도 안으로 사람을 불러 모으기보다 교회 밖 세상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것이 더 강조돼야 한다”면서 공동선을 위한 교회의 사회적 기능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제안했다.

불교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대면 법회가 강한 구속력을 가지지 않고 수행으로 인한 깨달음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이버 법회를 통해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스님 법문을 들을 수 있게 됐고,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온라인 명상프로그램 개발이 가속화되는 긍정적인 부분도 생겼다. 다만, 불교의 교리적 특성을 현대 사회 모습에 맞춰 재해석하는 데에는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3개 종단 종교인의 발제에 앞서 ‘뉴노멀 사회의 종교 연구를 위한 종교사회학 시론’을 발표한 서울신학대학교 최현종 교수는 “종교는 과거의 연속인 동시에 현재에 상응하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며 “뉴노멀 시대를 위한 완벽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아도 끊임없이 고민과 질문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