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대교구, 부르키나파소 교회와 형제적 사랑 나눠

성슬기·남재성 기자
입력일 2021-11-30 수정일 2021-12-01 발행일 2021-12-05 제 327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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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순교사 감명받은
까보레 몬시뇰 청원에 응답
여의도동본당 도움으로 지은
쿠펠라대교구 성요셉성당에
성 김대건 신부 유해 안치

염수정 추기경(가운데)이 11월 23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줄리앙 까보레 몬시뇰에게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전달하고 구요비 주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대교구가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쿠펠라대교구의 성요셉성당 건축에 나눔의 손길을 전하며 쿠펠라대교구와 뜻깊은 인연을 맺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1월 23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 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부르키나파소 출신 줄리앙 까보레 몬시뇰에게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전달했다. 유해는 성요셉성당 제대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번 나눔은 과거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한국교회의 순교 역사에 깊은 감명을 받은 까보레 몬시뇰(주 필리핀 교황대사관 1등 참사관)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김 신부의 유해를 자신의 출신 교구 성요셉성당에 봉안하고 싶다고 염 추기경에게 청원하면서 성사됐다.

이날 염 추기경은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마무리하며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선물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김대건 신부를 통해 한국교회와 부르키나파소 교회가 주님의 사랑 안에 더욱 깊이 일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까보레 몬시뇰은 “김대건 신부 유해를 모실 수 있게 되어 큰 기쁨이자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번 일은 두 교회의 관계와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신앙 안에서 성인들의 통공과 깊은 일치를 보여주는 표징”이라고 답했다.

줄리앙 까보레 몬시뇰이 11월 23일 서울 여의도동성당에서 봉헌된 ‘부르키나파소 성요셉성당 건축기금 후원 감사 미사’ 환영식에서 선물 받은 성작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아울러 서울 여의도동본당은 6월 초~7월 말 성요셉성당을 건립하기 위한 성금을 모금해 7200만 원(6만688달러)을 전달했다. 성요셉성당은 아주 오래전 건축돼 건물이 다 무너져 내려 허문 뒤, 여의도동본당 등의 도움으로 새롭게 지은 성당이다.

같은 날 오후 6시 까보레 몬시뇰은 교구 해외선교담당 교구장대리 구요비 주교와 함께 서울 여의도동성당에서 후원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 본당 신자들은 카보레 몬시뇰을 위한 환영식을 마련해 꽃다발과 성작을 선물했다.

구 주교는 강론에서 “부르키나파소 교회와 형제적 일치를 이루고 그들이 한국 순교자 역사를 배우고 공경함으로써 신앙적·영성적으로 도약하고 발전하길 희망한다”며 “우리가 형제자매들로서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눈 이번 후원과 봉헌이 하느님의 은총이요 선물임을 깨닫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금을 전달받은 쿠펠라대교구장 가브리엘 시야고 대주교는 10월 21일 본당에 서신을 보내 감사 인사를 전달했다. 성요셉성당은 12월 8일 봉헌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성슬기·남재성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