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500여 명의 한끼를 책임지고 있는 안나의 집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전에 없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급식소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전염 가능성을 피하고자 구내식당을 폐쇄하라는 시의 제안과 550명의 가난한 이들에게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했던 김 신부는 “안나의 집은 이 어려운 시기를 삶에 더 깊이 들어갈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며 “고통은 신의 형벌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우고 삶에서 중요한 것의 본질로 나아갈 새로운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에는 두려움이 기적으로 바뀌었던 275일간의 기록이 담겨있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못하는 대신 도시락을 제공하게 된 안나의 집. 그 덕분에 일거리가 늘었지만 기적처럼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안나의 집을 찾았다. 또한 누군가는 도시락을 나눠줄 수 있도록 성당 마당을 내어줬으며, 누군가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마련한 금을 안나의 집에 전달했다.
김 신부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작은 나눔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시도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여전히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것, 지금 여기가 바로 천국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김 신부는 강조한다.
김 신부는 “안나의 집에는 사랑, 나눔, 형제애 및 연대라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전염이 시작됐다”며 “이 책을 통해 이 전염병 시대에 안나의 집에서 보고 경험한 많은 아름다운 현실을 증언하고, 새로운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