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하우현본당, 설립 120주년 맞아 「하우현본당 자료집」·「볼리외 신부 자료집」 발간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0-04-21 수정일 2020-04-21 발행일 2020-04-26 제 319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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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교우촌부터 현재까지… 120년 역사 총망라

하우현본당 주임 황현 신부가 4월 17일 「하우현본당 자료집」과 「볼리외 신부 자료집」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2대리구 하우현본당(주임 황현 신부)이 120년 본당 역사를 모은 자료집 「하우현본당 자료집」과 「볼리외 신부 자료집」 총 2권을 발간했다. 수원교회사연구소(이하 연구소)와 본당 주임 황현 신부가 2년 5개월여 간의 공동 연구 및 발간 작업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하우현본당 자료집」은 하우현공소로부터 시작된 본당의 역사를 모았다. 자료는 역대 주임 신부들의 사목 서한을 중심으로 편성했으며 신자들의 증언 기록, 선교사제의 기록, 교회언론 기록, 교세 통계표 자료 외에도 하우현공소를 관할했던 왕림본당 알릭스·페네 신부의 서한 등을 담았다.

「볼리외 신부 자료집」은 하우현본당의 제2주보성인인 성 볼리외 신부의 서한과 사목여정을 총 정리했다. 자료집에는 볼리외 신부가 ▲조선으로 떠나기 전까지 프랑스에서 주고받은 서신 ▲프랑스에서 출발해 이집트와 중국을 거쳐 조선에 도착하기까지 과정 ▲병인박해로 순교하기까지 조선에서 펼친 사목과정을 담아냈다. 황 신부와 연구소는 이를 위해 파리 외방전교회에 남아있는 관련 자료 뿐 아니라 「포도청등록」 등 조선정부가 남긴 심문기록 등을 확인했다.

하우현 지역은 서울과 근접한 산골지역으로 박해를 피하려는 신자들이 모여 교우촌을 형성한 이래 조선천주교회가 재건될 때 신앙공동체가 뿌리를 내렸다. 이어 1884년 하우현공소로 시작해 1900년 왕림본당에서 분리돼 하우현본당으로 승격했다. 1904년에는 사제관을 건립했으며 몇 차례의 보수와 재건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신자들 사이에선 성지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아 성체조배와 묵주기도, 십자가의 길을 바쳤지만 사실 하우현본당은 교구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성지는 아니다. 하지만 원티고개에서 형성된 교우촌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신앙을 이어온 본당은 한국 천주교의 형성과 수난부터 현재에 이르는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으로 그 의미를 가진다.

본당은 설립 120주년 역사를 기념하고자 올해 10월 중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황 신부는 연구소와 함께 자료집을 완간한 소감으로 “이번 자료집을 통해 올해로 본당 설립 120주년이 된 하우현본당의 역사를 알리고 싶었다”며 “이를 위해 1978년부터 22년간 본당 주임을 맡았던 고(故) 파현우(라이문도) 신부께서 개인적으로 조사했던 성 볼리외 신부의 자료 외에 관련된 사료들을 보강해 자료집을 완간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집을 통해 하우현본당을 찾는 모든 분들이 본당에 담긴 역사와 성 볼리외 신부의 행적을 알고 우리 신앙과 믿음의 뿌리를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