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키프로스 등 소외된 이들 곁으로 교황의 평화 향한 노력 올해도 이어질듯 2월 헝가리 사목방문 유력 교황청 구조 개편 교황령 반포 앞둬 아마존 주교시노드 후속 권고 곧 발표 올해부터 ‘로레토의 성모’ 기념일 지내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교황은 지난해 파나마 세계청년대회와 아프리카, 아시아 순방을 포함해 7번의 해외 사목방문을 했다. 또 2월에는 성직자 성추문 위기 속에 세계주교회의의장단 회의를 소집했고, 10월에는 범 아마존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특별회의를 열었다. 지난해 12월 83번째 생일을 맞이했지만, 교황은 올해도 활동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신년호를 맞아 올해 교황과 세계교회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전망해 본다.
■ 교황의 사목방문
확정된 것은 없고, 변수도 많지만 교회의 변방을 향한 교황의 발걸음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교황은 교회의 변방, 특히 가난하고 박해받으며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며 교회가 이들과 함께 있음을 강조해 왔다. 교황은 지난해 일반알현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근시일 내에 남수단과 이라크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교황의 안전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두 나라에 대한 방문은 결정되지 않았다. 남수단에서는 계속된 내전으로 4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교황은 남수단을 방문해 남수단 국민들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꺼이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교황은 지난해 4월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남수단 정치 지도자들과 함께 피정을 하고 이들의 발에 입맞춤을 해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줬다. 피정에는 영국성공회의 저스틴 웰비 대주교도 함께 했다. 당시 교황은 “평화가 이룩된 남수단을 웰비 대주교와 함께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만일 남수단의 치안문제가 해결되고 정치적 긴장상태가 완화되면 교황의 남수단 방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교황은 지난 2015년 내전에 빠져있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당일 일정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 남수단의 살바 키르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 리엑 마차르가 과도정부를 수립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교황의 남수단 방문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방문과 관련해서 교황은 지난해 성령 강림 대축일에 열린 일반알현에서 올해 이라크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비롯해 지난해 이라크를 방문한 교황청 고위관리들에 따르면, 당시만해도 이라크는 교황이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호전됐지만, 지난 10월부터 불거지고 있는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가 교황의 이라크 방문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는 정부의 부패와 질 낮은 공공부문 서비스, 높은 실업율, 이란의 내정간섭에 반대하며 대규모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현 상황이 계속되면 올해 상반기로 전망되는 교황의 이라크 방문이 어려울 수도 있다. 지난해 초 아르헨티나주교회의는 교황의 고국 방문을 요청했다. 당시 교황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교황의 아르헨티나 방문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지난 11월 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모국 방문에 관한 한 기자의 질문에 “아무도 모른다”라고만 답했다. 사실 교황의 아르헨티나 방문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로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교황의 정치성향 때문에 교황이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게 되면 한쪽 정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교황은 올해 키프로스와 레바논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키프로스의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지난 11월 교황이 독립 60주년을 기념해 키프로스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유럽에서는 몬테네그로와 헝가리 방문이 유력하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올 2월 세계성체대회가 열린다. 아시아에서는 동티모르 방문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포르투갈 식민지에서 1999년 독립한 동티모르 국민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다. 이웃한 인도네시아 방문도 예상 가능하다. 교황은 일본 방문 뒤 귀국길에서 중국 방문에 대한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종교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근시일 내에 교황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