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 춘천교구 예리코클리닉봉사회 엄규동 회장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8-06 수정일 2019-08-06 발행일 2019-08-11 제 3157호 2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16년 봉사, 번듯한 진료공간도 생겨 이제 함께 할 회원들 더 늘길 희망”
18일 예리코클리닉 축복식

“진료하는 것 자체가 보람입니다. 다만 회원이 너무 부족한 상황입니다.”

8월 4일 경기도 포천 가산성당 교육관 내 예리코클리닉에서 만난 예리코클리닉봉사회(이하 봉사회) 엄규동(대건 안드레아·71·춘천 후평동본당) 회장은 이렇게 밝혔다. 16년 넘게 이어져온 봉사회 활동으로 예리코클리닉을 따로 마련하게 됐고 오는 8월 18일 클리닉 축복식도 앞두고 있지만, 보람만큼 걱정도 크다는 뜻이었다.

엄 회장은 우선 클리닉 공간을 마련하면서 생긴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의료 장비도 확충돼 환자들은 더 나은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의료 장비들을 한 군데 모아뒀다가 봉사 날마다 꺼내 썼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전보다 진료할 수 있는 과도 많아졌다. 이전에 봉사회에서는 내과·외과·치과·한방과 진료만 해왔는데, 앞으로는 이비인후과·산부인과·비뇨기과 등도 진료한다.

진료 횟수도 늘었다. 봉사회는 원래 한 달에 1번만 진료했다. 회원 대부분이 일을 하고 있고, 가산성당에서 먼 곳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들이 자주 오고 가기 쉽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8월부터는 월 2회 진료한다.

엄 회장은 ‘매주 진료’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이에 비해 일손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처음보다 늘어난 환자 수를 보면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의료 지원이 절실하고, 외국인노동자들은 여러 이유로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도와주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안타까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엄 회장은 현재 내과 봉사자의 경우 내과 의사가 6명이라 부득이하게 나오지 못할 때 다른 봉사자에게 부탁할 수 있지만, 다른 과 의사나 통역사·의료행정가 등은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엄 회장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힘든 시기는 늘 있었지만 극복해왔다”면서 “봉사회는 그동안 도와주신 교구와 가산본당 공동체, 후원자 분들을 생각하면서 변함없이, 앞으로 오히려 더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엄 회장은 “축복식을 계기로 클리닉 홍보와 회원·후원자 모집을 더 활발히 할 예정”이라면서 “봉사회의 활동이 외국인노동자 분들의 건강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