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청년 문화사목, 이런 모임 어때요] 서울 서초동본당 ‘청년의 날’ - 토요명화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9-01-15 수정일 2019-01-16 발행일 2019-01-20 제 3129호 1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영화 보고 책 읽고… 문화활동으로 신앙 감수성 키운다
문화생활하며 신앙 갈증도 해소
영화 통해 사회적 이슈도 재조명

청년들은 왜 점점 교회를 떠날까. 그리고 새로운 청년들은 왜 교회의 문을 두드리려 하지 않을까. 이유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삶이 팍팍해서 여유가 없을 수도 있고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럼 청년들을 다시 교회로 불러들이기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문화사목’을 실천하고 있는 본당을 찾아 앞으로의 청년 사목에 대한 방향성을 들여다봤다.

서울 서초동본당 보좌 구본석 신부가 1월 12일 서초동성당 대건홀에서 본당 청년들에게 영화에 담긴 교회 가르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월 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동성당 대건홀. 입구에 들어서자 탁자에 ‘영화 입장권’과 팝콘이 놓여 있다. 입장권에는 영화 제목과 함께 참석자의 이름과 세례명이 적혀 있다.

이날은 ‘구본석 신부님이 들려주는 토요명화’가 열리는 날이었다. 올해 본당 청년연합회가 새롭게 기획한 ‘청년의 날’의 두 번째 순서다.

이윽고 하나 둘 모인 청년 20여 명이 함께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an)을 관람했다. 영화 시작 전 서초동본당 보좌 구본석 신부는 “영화에는 종교적인 상징과 은유가 다양하다”며 “주인공의 이름을 비롯해 다양한 부분을 깊이 있게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영화가 끝나자 구 신부는 영화 속에 담긴 가톨릭 신앙과 교회 가르침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종교적인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 안에는 가톨릭 가르침을 담고 있는 부분이 많았다.

우선 영화 속 등장인물 ‘윌리엄’이 성경 속 미리암의 역할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배역이라는 점을 시작으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등 다양한 설명이 이어졌다. 불법 이주민, 미혼모 등 현재 우리 사회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한 비유,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들도 던졌다.

‘구본석 신부님이 들려주는 토요명화’ 입장권.

청년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저마다 지닌 예언자직에 대한 사명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육소인(아가타·29)씨는 “영화 속에서 그냥 지나쳤을 법한 장면들에서 신앙적인 가르침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그 가르침을 실행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토요명화’는 청년들의 신앙적 갈증을 문화사목으로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인 청년들이 더욱 다양한 사목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당 청년들은 구 신부에게 강론에서 영화나 영상물 등 시각적 요소를 활용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며, 본당 청년성서모임을 하면서도 영화를 함께 보고 그 안에 담긴 성경 이야기를 발견하고 나눔을 진행하기도 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