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께 드린 최종태 작가 작품
한국적 단아함을 성상(聖像)에 잘 담아내는 원로 조각가 최종태(요셉·서울대 명예교수)씨는 올해 10월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그의 작품 2점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핫’(HOT)한 인물이 됐다. 지난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한 때 ‘성모자상’을 선물한 바 있는 최 교수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에게 선물한 작품은 ‘성모 마리아상’과 ‘예수 얼굴’. 성모상은 평화와 화합을 상징한다. 단아한 모습의 성모상에는 그의 고요한 작품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작품이 단순해 마리아의 얼굴과 가지런히 모은 두 손이 도드라진다.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 얼굴상은 금색으로 된 부조 작품이다. 가시관을 썼지만 예수님 표정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고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 작가는 1958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후 60년 동안 조각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조각가이자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교회조각의 토착화를 이끌어왔다.
최 작가는 “아마 평화로운 한국인 얼굴을 한 예수님과 단아한 성모님의 모습이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교황님과 문 대통령의 만남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고 밝혔다.
■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103위 성인 초상화 제작
신자 예술인들은 한국 순교성인들을 공경하고 그 행적을 기릴 수 있는 성인 초상화 작업을 마무리 짓고 있다. 올해 2월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12월 말을 목표로 한국 103위 순교 성인 중 개별 초상화가 없는 63위 성인의 초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작업에는 서울대교구와 대구대교구 등 전국 12개 교구 가톨릭 미술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완성된 초상화는 기존 초상화와 함께 내년 5월 1~13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업은 1984년 한국 103위 순교성인이 시성된 지 34년 만에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 신앙 후손들이 성인들의 구체적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도 값지고 보람된 작업이다.
한편 이번 작업 중에는 고(故) 방오석(마르가리타) 화백의 유작도 있다. 고인은 ‘김임이(데레사) 성녀’ 초상화를 완성한 뒤, 올해 7월 자신의 모든 작품을 교회에 맡기겠다는 뜻을 전하며 하느님 곁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