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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성지순례, 신앙의 뿌리를 찾아가는 발걸음

이근원(베라노·인천 만수1동본당)
입력일 2018-05-08 수정일 2018-05-08 발행일 2018-05-13 제 3094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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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만수1동본당 ‘만천성지순례단’ 제10차 순교성지순례를 다녀와서

4월 28일 제10차 순교성지순례에 나선 인천 만수1동본당 ‘만천성지순례단’ 단원들이 안동교구 상주천주교신앙고백비 십자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 만수1동본당(주임 김현태 신부) ‘만천성지순례단’(단장 신원섭) 87명은 4월 28일 대구와 안동교구로 제10차 순교성지순례를 다녀왔다. 4월 화창한 봄날에 한티순교성지와 신나무골성지, 상주천주교신앙고백비를 순례하면서 가실성당과 지난 3월 개장한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도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다.

아침 6시, 모든 준비와 인원 확인을 마친 만천성지순례단은 두 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경북 칠곡군 한티순교성지로 향했다. 삼종기도로 순례의 시작을 알린 단원들은 차내에서 지급한 김밥 한 줄과 물 한 병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묵주기도를 바쳤다.

순교성지순례의 여정 내내 단원들은 순교성지를 순례하는 기쁨과 감동으로 벅찼으며, 우리 신앙선조들이 사제도 없이 책을 통해서 연구하다가 진실임을 알고서 믿고 전한 예수님, 진정한 삶은 천국에 있다는 굳은 믿음으로 체포되어 극심한 고문과 처형의 그 순간까지도 흔들리지 않았음을 묵상하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신나무골성지로 향했다. 이선이 엘리사벳의 묘소에서 묵상과 기도를 바친 다음 가실성당을 찾았다. 우리는 50분을 달려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을 방문했다. 한국천주교회사는 물론 우리나라 현대사에 매우 중요한 어른이신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의 생가터와 추모기념관이 있는 사랑과 나눔공원에서 이처럼 거룩하신 사제가 계셨음을, 이 분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가 달라지고 민주화도 앞당겨졌음을 추억했다.

마지막으로 상주천주교신앙고백비를 찾았다. 우러난 신심을 깊이 새긴 특이한 비였다. 그 자리에서 이 땅의 모든 신앙선조들을 추모하며 우리도 그분들처럼 영육에 깊게 배인 참된 신앙을 고백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다시 돌아온 만수1동성당, 시계는 밤 9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긴 하루를 순교성지순례의 은총으로 감사하게 보낸 순례단원들은 다음 달 11차 광주대교구 순교성지순례를 약속하며 축복의 인사로 헤어졌다.

이근원(베라노·인천 만수1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