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은 삶의 전부… 신앙은 삶을 지지하는 기둥이죠” 23살에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세례 받고 장애도 받아들이게 돼 평창서 4위… 성원 보답 위해 ‘맹훈련’
그에게 컬링이 삶의 전부라면, 신앙은 그 삶을 지지하는 기둥과도 같다.
서 선수는 “힘들 때마다 저도 모르게 ‘아버지, 어머니 도와주세요’라는 말이 튀어 나온다”면서 “힘들 때 제일 먼저 하느님과 성모님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중에는 주머니에 묵주를 넣고 다니며 힘들 때마다 만지작거렸다. 평창에 가기 전에 신부님께 안수를 받고 선물 받은 묵주다. 올해 1월 1일에는 대표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고 서울 명동주교좌대성당에서 함께 미사에 참례하기도 했다. 그가 세례를 받은 건 사고가 난 지 6년 정도가 지났을 때다. 성모상 앞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 뒤 세례를 받기로 마음먹었다. 세례 받은 후에는 자존심 대신 ‘자긍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처음 사고가 났을 때 가졌던 원망이나 극단적인 생각은 사라지고, 장애도 하느님의 선택이자 선물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는 “대부분 패럴림픽 선수들이 후천적인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이들”이라면서 “여러분들도 우리를 가족처럼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럴림픽이 끝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병원이나 은행 등에서 그를 알아보고 사인 해달라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는 “바라던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국민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면서 “베이징 패럴림픽 때 그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후에도 그는 곧바로 얼음판 위에 올랐다. 4월 말에 있는 국가대표 선발전과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준비하며 오늘도 맹훈련이다.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