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화 가능한 사제의 부족
미사가 있는 날이면 촘촘하게 앉아도 공간이 부족한 성당을 찾아 먼 곳에서 걸음을 하는 이들도 적잖다. 2019년이면 마장동으로 성당을 옮겨 갈 계획이지만, 여전히 지역적으로 한계가 있는 신자들이 많다. 수화로 미사를 진행하는 본당이 많지 않기 때문.
박민서 신부는 “매 주일 무료로 본당에서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미사를 드리기 위해 먼 곳에서 점심도 못 먹고 오는 신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수화미사가 가능한 교구들은 몇 군데뿐이며, 수화가 가능한 사제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청각장애인들은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거나 먼 길을 돌아 어렵게 신앙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두 신부는 수화를 하며 신자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오히려 배우는 것이 많다면서 장애가 있는 이들이 더 풍부한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있길 희망했다.
전 신부는 “장애를 가진 분들은 청각장애인들을 포함해 우리가 사는 어느 곳에도 존재한다. 그분들의 목마른 영성을 축일 수 있도록 수화를 할 줄 아는 사제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며 “후배들이 수화를 많이 배울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밝혔다. 차 신부 역시 “청각장애인 신자들은 이곳에 오지 않으면 미사를 드리기 쉽지 않다. 신자들이 신앙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어디서나 성사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풍부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