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추기경은 책 서문에서 “나는 왜 사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에 대해 후련한 대답을 듣기가 사뭇 어렵다”면서 “이 책은 40여 년 동안 교구장 주교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앞이 꽉 막혀 얼마나 더 주님을 믿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어디까지 더 참아야 되는지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때 한 줄기 빛으로 앞길을 인도해 준 길잡이가 되었던 묵상을 모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정 추기경은 성경 속 인물들의 모범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독자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모습도 함께 담았다. 경솔하고 부주의하게 아우 야곱에게 장자권을 팔아버린 에사우, 주님이 ‘기름 부음 받은 이’로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않았던 사울 임금이 바로 그들이다.
정 추기경은 “(성경 속 인물들이) 놀랍게도 장점만 드러나고, 단점이 보이지 않는 이는 한 사람도 없다”며 성경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행적에서 우리는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나를 이끄시는 빛」에는 구약과 신약을 넘나들며 저자 특유의 친절한 해설과 함께 공의회 문헌 등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까지 함께 담아,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성경 인물과 교회의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정 추기경은 부제 시절 룸메이트였던 고(故) 박도식 신부(전 대구가톨릭대 총장)와 “신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1년에 책 한 권씩을 내자”고 했던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정 추기경은 올해 사제수품 56주년을 맞았고, 「나를 이끄시는 빛」은 그의 56번째 저서다.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에서 은퇴한 2012년 이후부터는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주교관에서 집필을 이어가고 있으며, 사제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신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책을 선물하고 있다. 올해도 영명축일을 앞둔 12월 3일 신학생들과 미사를 봉헌한 후 책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