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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새 「로마 미사 경본」 발행… 풍요로운 전례 거행 기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7-10-17 수정일 2017-10-17 발행일 2017-10-22 제 3066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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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첫 번역본 나온 이후 42년 만의 결실
오는 12월 3일 대림 제1주일부터 공식 사용
「미사독서」 「복음집」 「미사 통상문」도 발행

새 「로마 미사 경본」. 주교회의 미디어부 제공

우리말 새 「로마 미사 경본」이 나왔다.

새로운 미사 경본 발행은 1975년 첫 미사 경본을 번역, 발행한 이후 42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이 미사 경본은 오는 12월 3일 대림 제1주일부터 공식 사용한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사도좌의 추인을 받아 최근 가톨릭교회의 공인 미사 전례서인 「로마 미사 경본」(Missale Romanum) 한국어판을 발행했다. 또 미사 때 봉독하는 독서와 복음, 화답송과 복음환호송 등을 집대성한 「미사 독서」(Lectionarium)와 복음만을 모아 엮은 「복음집」(Evangeliarium), 미사의 기본 구조를 이루는 「미사 통상문」(Ordo Missae)도 함께 발행했다.

미사의 기도문과 독서는 교회 달력인 전례력과 교황청이 정한 기도문 및 독서 목록을 따라 바친다. 「로마 미사 경본」은 각 전례일에 따른 미사의 고유 전례문들을 담아낸 책이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로마 미사 경본」 라틴어판 원본을 발행하고, 각국 주교회의는 이 경본을 모국어로 번역한 후 사도좌의 추인을 받고 출판한다.

주교회의는 1975년 우리말 첫 미사 경본을 펴낸 바 있다. 이어 한국 고유 예법과 어법에 맞게 개정한 미사 통상문을 1996년에 발행하고, 로마 미사 경본 개정판 번역 작업을 지속해왔다. 경본 전체 번역 기간 중에는 필수적인 부분을 먼저 번역해 「매일미사」와 「매일미사 고유 기도문」에 계속 반영해왔다.

새로 선보인 미사 경본은 라틴어판 최종본과 그 수정판을 보다 충실하게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전례일 명칭과 우리말 미사 통상문의 일부 구절 등을 라틴어 본문 의미에 더욱 맞게 수정한 것이다. 이 경본에는 한국 고유 전례력의 미사 전례문도 함께 실었다. 이에 따라 한국 신자들도 보편교회와 일치해 더욱 장엄하고 풍요로울 뿐 아니라 우리말에 더욱 합당한 전례를 거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새 미사 경본에는 라틴어판 원본에 있는 악보를 모두 수록해 본래 의미의 ‘노래 미사’(Missa Cantata)를 봉헌할 수 있게 됐다.

주교회의 사무처장 김준철 신부는 “노래까지 모두 포함된 ‘온전한 형태의 품위 있는’ 미사 경본을 갖게 됐으니, 개개인 모두가 미사 성제에 좀 더 합당하게 다가가도록 노력하자”고 전했다. 이어 “미사 성제에서 성체를 받아먹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제사 정신을 되새겨, 이웃을 위해 나누고 헌신하는 성체성사 중심의 삶을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미사 통상문 중에서 변화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신자들의 응답 부분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또한 사제와 함께’라는 신자들의 응답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로, 영성체 전 ‘제가 곧 나으리이다’라고 응답하는 부분은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로 바꿨다. 어린이미사 경문도 별도로 만들지 않고 새 경본을 공통으로 사용한다.

경신성사성의 의견과 결정에 따라 전례일의 명칭과 등급도 수정했다. 기존 예수 성탄과 예수 부활 대축일로 부르던 명칭은 라틴어 ‘Dominus’의 뜻을 살려 ‘주님 성탄 대축일’, ‘주님 부활 대축일’로 부른다. 설과 추석 미사는 ‘기원 미사’로 변경했다.

특히 이 경본에는 새로운 제작기법과 수작업 등을 적용, 인쇄와 제본 등 외적인 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질과 견고함을 보이고 있다.

주교회의는 새 미사 경본 발행에 이어 견진, 병자, 혼인, 장례, 유아세례, 서품 등 각종 예식서들도 조만간 발행할 예정이다.

※문의 02-460-7582~3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