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문화의 달에 만난 사람] 2 한국음악 작곡가 이정란씨

최정근 기자
입력일 2017-08-02 수정일 2017-08-02 발행일 1994-10-09 제 1924호 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우리 음악 세계화의 길은 인재 양성”

5 년여에 걸쳐「한국민요대전」제작
“잊혀져간 음악 발굴과 홍보 급선무”
『국악의 대중화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우리가 우리 음악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가 반성하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 음악 발전을 위한 연구원 육성과 잊혀져간 음악의 발굴작업, 또 이를 바탕으로 창작작업 등 국악 발전 노력을 오랫동안 등한시해왔음을 시인해야 할 것입니다』

국악 작곡가이자 민요 전문가로 통하는 이정란(아가다ㆍ36세)씨가 피력하는 우리 음악의 현주소다. 이정란씨는 지난 89년부터 5년여에 걸쳐 MBC와 함께 CD 20장 분량의「한국 민요대전」(전남 편)을 만들었고 지난 91년 제11회 대한민국 국악제에「합창과 관현악으로 엮은 씻김이」란 곡을 발표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정란씨는『원래 전해져 내려오던 진도 씻김굿을 악보로 옮겨놓은 것뿐인데도 반응이 너무 좋아 우리 민요가 기층 민중들에게 상당한 친화력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고 겸손해 하며『우리 음악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우리 음악을 발굴하고 알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성심여자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하던 그녀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우리 음악에 심취되어 국악과 학생(?)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한국 음악에 대한 열정이 깊었다. 더군다나 생체문화인류학자인 남편 조경만(41) 교수가 목포대학에 강의를 맡고부터 자연스럽게 전남 민중들 속에 깊이 흐르고 있는 민요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현재 성심여자대학교와 목포대학에서「한국음악의 이해」를 비롯 우리 음악을 강의하고 있는 그녀는『우리 음악을 수 년간 채보하기 위해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발굴할 것이 무궁무진하다』며『우리 민요를 흔히 한의 음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접하다 보면 우리 민요 같이 생동감 있고 역동적인 면을 갖고 있는 음악이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설명.

『한국음악이 대중화되고 세계적인 예술음악으로서 승화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정란씨는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일선 초중고 교사들에게 방학을 이용 국악연수를 시키는 것을 탈피, 일선학교에 한국음악을 전공한 전문인력을 투입, 체계적인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국음악의 발전을 위해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할 것이라는 이정란씨는 대학 강의 외에「민요연구회」의 전문위원으로,「여성문화 예술기획」의 기획위원으로 우리 문화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땀을 쏟고 있다.

88년에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로 입교한 이정란씨는 아직까지 신앙적으로 미숙하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동안 체험을 바탕으로 신앙이 굳건해질 때 많은 일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그녀는『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나의 신앙을 위해 교회음악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최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