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정평위 국정교과서 추진 반대 성명

방준식 기자
입력일 2015-11-24 수정일 2015-11-24 발행일 2015-11-29 제 2971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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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서도 우려 목소리 커져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천명했다. 최근 수도회 연합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교회의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11월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여당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거두고 원점에서 새롭게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성명에서 유 주교는 “가톨릭 교회는 정부와 지도자를 존중하지만 국가 권력의 모든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국정화 추진으로 교과서를 독점하겠다는 것은 가톨릭 사회교리가 제시하는 보조성의 원리와 민주주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사 교과서를 정부가 발행하겠다는 사고는 권위주의 시절의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유 주교는 이어 “한국사 교과서는 역사가들이 학자적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서술해야 한다”며 “국정화는 미래의 한국사회를 이끌어나갈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톨릭 교회는 ‘현세 사물의 정당한 자율성’(「사목 헌장」 36항)을 존중하며 종교를 포함한 그 어떤 외적 요인도 인간, 사회, 학문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했다.

유 주교는 정부가 국정화 확정 고시 이전부터 사회적 논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밀어붙이듯 강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국민을 향해 ‘종북’ 또는 ‘좌파’라는 이념 공격을 서슴지 않고 있으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주교는 아울러 정부와 여당에게 지금이라도 국민 여론, 역사학계 그리고 시민단체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국민 통합을 이끌 것을 촉구했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