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뇌사 후 새 삶 주고 떠난 태권도 소년

김진영 기자
입력일 2015-04-21 수정일 2015-04-21 발행일 2015-04-26 제 294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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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이창현군, 5명에게 폐·간·췌장·신장 등 기증
고(故) 이창현군 생전모습. 고 이창현군 부모 제공
뛰어난 태권도 실력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던 이창현(야고보·14)군이 11일 장기기증을 통해 5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며 짧지만 아름다운 생을 마감했다.

이군은 지난 7일 불의의 추락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고, 이군의 부모는 평소 심성이 착하고,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고인의 성품을 생각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수술은 지역 내 장기기증 및 이식의료기관인 성가롤로병원에서 맡아 이군의 폐와 간, 췌장, 신장(좌, 우) 등 5개 장기를 다섯 사람에게 나눠줬다.

전남 광양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군은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로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여, 초등학교 1학년부터 태권도를 배웠고, 중학교에 진학 후 전라남도 대표선수로 금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실력 있는 학생이었다.

이군의 가족은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었던 창현이의 꿈은 이뤄지지 못 했지만 장기기증을 받은 분들이 우리 아이의 못다 핀 꿈을 이뤄주길 바란다”며 “이별이 쉽지 않지만 장기기증을 통해 착한 창현이의 마음을 알리고, 창현이의 얘기가 장기기증 활성화나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전했다.

김진영 기자 (nicola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