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중국 저장성 정부, 교회건축물 철거 강행에 수천 명 신자 ‘인간방패’로 맞서

입력일 2014-04-15 수정일 2014-04-15 발행일 2014-04-20 제 2891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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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인정된 종교시설에서도
 신앙행위 제한 되는 단면 드러내
“중국교회 탄압 예고” 우려도
【외신종합】중국 동부 저장성 지역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지역 내 교회 건축물들의 철거를 강행하는 데 맞서 수천 명의 신자들이 교회 건물에 모여와 몸으로 건물을 지키고 있다. 저장성 정부의 교회 건물 철거 방침은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 모두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저장성 당국은 지역 내 그리스도교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 지역 규제를 어긴 교회 건축물은 모두 철거하겠다고 공표하고 교회 건물의 십자가를 이미 최소 6개 파괴했다. 신자들은 당국이 교회 건물 전체를 철거할 것에 대비해 인간방패를 만들어 교회 안팎에서 지역 관리들의 접근을 막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교회 지도자들은 당국의 진짜 목표는 건물이 아니라 십자가를 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역 정부에서는 십자가가 외부에 노출됨으로써 그리스도교를 선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교회 지도자들에 따르면 지역 공산당 고위층들이 크고 밝은 십자가들을 보고 철거를 명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교회는 당국으로부터 외부에 세워진 십자가를 내리고 작은 십자가를 건물 내부에 걸라고 지시 받았다. 개신교회인 산장교회의 경우 당국이 십자가와 첨탑을 철거하라고 명령했지만 이행되지 않자 당국은 건물 전체를 철거하겠다고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다.

중국 헌법은 종교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인정된 종교시설에서조차 신앙행위가 제한 받는 것이 중국교회 현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저장성 관리는 교회 건물과 십자가를 강제로 철거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현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신자들과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텍사스에 본부를 둔 그리스도교 옹호 단체 ‘차이나 에이드’ 설립자 밥 푸는 “앞으로 중국교회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해질 것을 예고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