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자의 벗」 메리 포터의 영성을 따르며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아픔과 기쁨을 나눠온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가 한국교회와 함께해온 지 반세기를 맞았다.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관구장 박미영 수녀)는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아, 꼭 반세기 전 수도회가 이 땅에 들어온 11월 22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수도자들은 미사 중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라는 뜻을 담은 ‘지구의’와 생명의 빛을 상징하는 초 등을 봉헌하며 선교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
미사 중 열린 축하식에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총원 참사 마가렛 왓슨(Margaret Watson) 수녀는 교황 강복장을 전하며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고통을 겪으실 때 연민과 공감이 필요하셨다. 오늘날 이 세상에는 그와 같은 연민이 필요한 사람이 많이 있다”면서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연민을 가져가도록 하자”며 노고를 치하했다.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관구장 박미영 수녀는 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하느님의 놀라우신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50년 세월에 종신서원자가 37명밖에 되지 않음에도 오늘이 있게 된 것은 사랑을 나누며 함께해온 많은 분들 덕분”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에 앞서 마리아의 작은자매회는 11월 20, 21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외국 선교 회원들의 여정 ▲한국 회원들의 여정을 주제로 토크쇼를 마련해 수도회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같은 장소에서 11월 20~25일 50주년 기념사진전과 선교후원 작품전을 열어 한국 신자들과 기쁨을 나눴다.
‘임종자의 벗’ 메리 포터 수녀(1847~1913)가 1877년 7월 2일 영국 하이슨그린에서 설립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Little Company of Mary)는 지난 1963년 당시 춘천교구장 퀼란 주교의 초청으로 호주관구에서 2명의 수녀가 한국에 파견되면서 이 땅에서의 역사가 시작됐다. 하늘색 머릿수건(베일)을 썼다고 해서 블루 시스터(Blue Sister)라 불리는 마리아의 작은 자매들이 한국에 첫발을 디뎠을 당시 영동지역은 6·25전쟁의 여파로 제대로 된 의약품을 갖춘 병원이 없었다. 거리에는 전쟁 고아와 온갖 질병으로 고통 받은 이들이 넘쳐났다. 이런 가운데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는 호주의 원조를 바탕으로 1964년 9월 14일 강릉에 갈바리의원을 열어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또 의원을 찾아올 수 없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임종을 지키며 하느님을 전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독립형 병동 호스피스와 가정 방문 호스피스의 효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