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미디어 교육 캠페인] 5 미디어의 복음화로 사회 복음화 이끈다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1-04-12 수정일 2011-04-12 발행일 1997-01-26 제 2037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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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체계 정립이 과제” 
‘서강대 최창섭 교수 논문’ 교육 출발점 
이론 바탕한 전문 교육은 미흡 
구체적 프로그램 개발 서둘러야

◆국내 미디어교육 특성과 과제 - 김기태 교수<서강대 방송아카데미 교수부장>

미디어 교육이란 올바른 매체 이해 및 감상(수용)교육인 동시에 주체적인(창조적인) 활용교육이다. 따라서 대중매체를 비롯, 각종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매체를 주인인 인간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인 셈이다. 현대사회의 지배적 환경이 되어버린 매체 환경이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고 심지어는 파괴에 이르게 하는 경우까지 생겨나는 데 대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런 점에서 미디어 교육은 매체 본질(언어 및 구조) 이해교육, 매체 비판 및 비평교육, 매체 감상교육, 매체 수용교육, 매체의 창조적 활용교육, 매체 적응교육, 매체 제작교육 등의 개념을 모두 포괄한 개념이라고 종합할 수 있을 것이다.

▲일회적 강의·강좌에 그쳐

우리나라 미디어 교육의 역사는 미디어의 역기능적 폐해를 강조하고 이를 일시적인 강의나 강좌의 과목으로 다루던 것까지를 포함하면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으나 서강대 최창섭 교수가 학교 미디어 교육 교과과정 시안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한 1980년부터로 보는게 타당할 듯하다.

우리나라 미디어 교육은 그동안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전문 교육이기보다는 언론 수용자 운동의 한 실천 방법으로 전개되어온 경향이 있다.

따라서 교육 내용 면에서도 교육 이론에 입각한 미디어 교육이기보다는 언론현상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기르거나 언론으로 인해 입을 수 있는 수용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나아가서는 잘못된 언론 구조나 내용을 개선하기 위한 의식과 관련 내용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

▲종교·사회운동 단체가 교육 주관

주관 단체로는 주로 종교단체와 사회운동단체가 중심을 이루었으며 일부 학교에서 교사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양교육 수준에서 기초교육이 이루어진 바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몇몇 학교에서 학교 특별활동 시간을 이용한 미디어 교육이 실시되는 사례도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많은 단체나 기관에서 미디어 교육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해 본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미디어 교육 유형을 나누어 보면 먼저 사회운동단체에서 모니터운동 요원을 양성하기 위한 강좌의 일환으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한 유형을 들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주로 시청자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기초교육의 차원에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한 사례라고 하겠다. 따라서 교육 내용도 주로 매체의 구조적 본질을 비롯하여 대중 매체로 인해 야기되는 각종 폐해를 부각시키는 의식화 교육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둘째로는 비록 적은 수이긴 하지만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감안할 때 가장 시급한 미디어 교육 실시 대상이 바로 초, 중등학교 교사들이다. 학교 교사들에게 먼저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정규 교과 과정화를 위한 준비 차원에서도 바람직하고 가장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얻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교 교사 대상 미디어 교육은 주로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을 중심으로 2∼3년 전부터 장단기 교육을 실시해 왔는데 1997학년도부터는 대학원의 정규 전공 분야로 채택되어 보다 본격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셋째로는 직접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특별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미디어 교육을 실시한 사례도 꼽을 수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교육의 실천 프로그램인 셈인데 중, 고등학교 특별활동 시간을 이용하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이다. 그룹 활동을 통해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으로서 매체 분석, 프로그램 모니터, 매체 비평 토론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은 각종 사회 단체들이 교양교육 차원에서 미디어 교육을 포함시킨 사례가 있으며 끝으로 성직자를 대상으로 한 종교 단체에서의 미디어 교육 유형을 들 수 있겠다.

▲지도자 양성 등 과제 산적

이렇듯 우리나라 미디어 교육은 현재까지는 체계적이기보다는 시험적으로 실시된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보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미디어 교육 실시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아울러 우리나라 대중매체 및 교육 현실에 맞는 미디어 교육 교과과정 개발, 지도자 양성, 교재 개발, 실습 설비 구축 등의 과제들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 현장 사람들 - 30년간 교회 역사 영상물로 기록한 김영걸 감독

“평신도 전문가 양성 활동의 장 만들어 주자” 유럽 성지순례 안내 등 각종 영화 비디오 제작

다양한 자료 기초해 주제별「작품화」계획 ‘영상물 중요성 인식’ 적극 관심·투자 있어야

『역사성이 없다면 작품이 아닙니다』

30여 년간 교회 역사를 영상에 담아온 영화감독 김영걸씨(안드레아·60)는 일찍부터 영상 기록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단순히 자료를 축적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한 컷 한 컷 분절된 필름 조각들을 이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다.

김 감독이 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모아온 필름과 비디오 테이프의 양은 자신도 헤아리지 못한다. 다만 이사할 때 트럭 한 대를 넘기는 양 정도로 대충 눈대중을 할 뿐이다.

『집에 등을 기댈 만한 벽이 없어요. 벽마다 테이프들을 쌓아두기 때문이지요』

양적인 면에서 그가 지닌 교회 관련 영상 자료는 독보적이다. 하지만 양보다 더 감탄스러운 것은 영상 자료들이 교회의 거의 모든 행사들을 총망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1백50주년과 2백주년 행사, 서울 세계성체대회 등 한국 교회의 대규모 행사는 물론이고 교구와 본당 차원의 굵직한 행사, 매스컴교육, 국내의 성지, 사회복지시설 등 교회와 관련되는 영상들을 빠짐없이 기록해 두고 있다. 해외 성지순례가 보편화되기 훨씬 전인 81년 이미 유럽 성지순례 안내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로서는 유일한 해외 성지 안내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70년대 초부터 국내 성지를 영상에 담기 시작해 1백여 곳이 넘는 가톨릭 성지, 사적지를 모두 촬영해 보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 자료들을 토대로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작을 의뢰 받아「성인들의 땅」이라는 이름으로 22분 짜리 한국 천주교회 안내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4개 국어로 번역, 1백60개 국에 소개됐다.

김영걸 감독은 원래 충무로 영화계에서 젊은 시절 감독 수업을 받았다.

일반 영화를 제작하면서 감독 수업을 받던 그가 영세를 받고 나서 처음으로 만든 종교영화가 이른바 「문화영화」의 하나인「사회 속의 종교」와「절두산」이다. 이어 윤정희, 이낙훈 주연으로 박노식씨가 사제 역을 맡았던「목소리」를 제작했고 「밀씨」,「성유」등을 만들었고 이후 그는 직접 카메라를 메고 교회 내의「현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어느 정도 교회 내 전 영역의 「현장」자료가 축적됨에 따라 이제는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영상 자료들을 기반으로 주제별로「작품화」할 생각이다.

『워낙 방대한 자료들이지만 이제는 정리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는 외부활동을 줄이면서 쌓여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영상 작품을 만들 생각입니다』

그 첫번째 작업이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교육용 비디오 제작이다. 30분 분량 3부작으로 계획된 이 비디오는 하느님, 사랑, 하느님과의 만남을 주제로 기존 자료를 총동원해 복음적 메시지가 충만하게 담긴 역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닌 자료들의 가치는 교육적인 면에서 돋보인다. 모든 기록들이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 실제로 강의만 해도 1천여 편 이상이다. 그 중에는 성직자와 평신도 교리교사가 교리교육을 진행한 각각 60시간 분량의 예비자 교리용 영상 자료도 있다.

『흔히 영상매체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경향도 있지만 매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말로만 하는 교리교육보다 비디오를 통해 신앙의 현장을 볼 수 있다면 교육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영상매체와 프로그램의 개발과 발전은 전문가의 양성이 관건이다. 30여 년을 교회 영상물 제작에 몸 바쳐온 김영걸 감독은『교회가 영상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평신도 전문가가 자신의 재능을 교회를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이들을 지원, 양성하고 활동의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