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한국교회사 80장면] 80.가톨릭신문 80주년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08-08-17 수정일 2008-08-17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2007년 4월 1일자 2면 가톨릭신문.
교회·민족과 함께한 80년

시대의 등불로 역할 다하길

“1927년 4월 1일, 청년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창간된 가톨릭신문이 드디어 80주년의 역사적인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암울했던 교회 현실 속에서, 놀랍게도 20대에 불과한 평신도 젊은이들을 통해 당신의 구원 경륜을 드러내는 교회 언론의 효시를 이루도록 허락하셨습니다.

가톨릭신문은 수없이 많은 고통과 수난, 그리고 감격과 환희의 순간들을 교회와 함께, 민족과 함께 해왔습니다. 하지만 “쉴 수는 있지만 멈출 수는 없다”는 불굴의 의지와 복음적 사명감으로 지난 80년 세월을 한결같이 ‘소식보도’, ‘보조일치’, ‘조국성화’의 사시에 따라 오로지 민족 복음화에 매진해왔습니다.

가톨릭신문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것입니다. ‘맹세코 내 입술은 허위를 말하지 않고 내 혀는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으리라’(욥기 27, 4)는 욥의 다짐은 곧 하느님의 진리를 선포하는 우리들의 자세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그 지혜를 구하고자 합니다. 이미 하느님께서 주시는 지혜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에 누구든지 지혜가 모자라면 하느님께 청하십시오…그러면 받을 것입니다.’(야고 1, 5)

은총으로 내려주신 지혜로써 하느님의 진리를 식별해 그것을 세상을 향해 선포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톨릭신문의 사명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생각에서 우리의 선각자들께서도 진리에 도전하는 세상을 향해 ‘눈 있는 자 어서 보라. 입 있거던 말할지며 용맹커던 도전하라’며 세상 만물이 ‘만고의 진리에 항복하리라’고 창간사에서 당당하게 선포했던 것입니다.”(가톨릭신문 2007년 4월 1일자,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 창간사 중에서)

1927년 4월 1일, 일단의 선각자들에 의해 창간된 가톨릭신문이 2007년 드디어 창간 80주년을 맞았다. 가톨릭신문사는 이 역사적인 시기를 맞아 한국 교회와 민족과 함께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헤쳐온 이 위대한 교회 언론의 정신을 기리며 다양한 문화, 학술 행사로 한 해를 보냈다.

4월 1일자 창간 80주년 기념호에서 사장 이창영 신부는 창간사를 통해 가톨릭신문 창간의 의미를 성찰하고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과 헌신을 다짐했다. 창간사는 특히 고난과 역경의 한국 근현대 역사 안에서 한국 교회 언론의 효시를 이뤄낸 가톨릭신문 창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그것을 제삼천년기 한국과 세계 교회 안에서의 소명과 역할에 대한 성찰로 이어갔다.

창간사는 선각자들의 빼어난 안목에 찬탄하고 그러한 지혜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순교의 현대적 의미를 진리에 대한 용맹한 증언이라고 설파했다. 여기에서 세상만물을 만고의 진리 아래 승복시키는 교회의 입으로서 가톨릭신문의 역할이 규명된다.

창간사는 이어 성숙한 신앙, 아시아 복음화의 과제, 민족의 화해와 일치, 생명의 문화 건설, 문화의 복음화, 친교의 교회 건설,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를 위한 노력 등을 가톨릭신문의 중요한 과제들로 제시했다. 그리고 이어서 가톨릭신문의 80주년 역사를 항상 신자 제위, 독자들과 함께 하는 길임을 강조하고 100주년을 향한 정진을 다짐했다.

가톨릭신문 사장 이창영 신부는 특히 그해 9월 5일 교황청을 방문해 베네딕토 16세 교황에게 창간 80주년 기념 특집호를 봉정했다. 교황은 이날 봉정식에서 “앞으로도 가톨릭신문이 충실하게 자신의 소명을 계속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기도하겠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창간 80주년을 맞은 가톨릭신문사는 국제 학술대회, 자선콘서트, 미리내 환경 마라톤대회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통해 가톨릭신문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