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우리교구는 지금] 전주교구-이주사목 활성화 앞장서는 전북이주사목센터

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8-03-16 수정일 200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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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사목 활성화 앞장서는 전북이주사목센터이주민은 우리와 함께 살아갈 한국인

노총각-동남아 여성간 국제 결혼 많아

각국 담당사제 상주, 자녀 지원 등 전개

피정, 기도모임 통해 신앙 교육도 최선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지난해 11월 가진 ‘2008년 교구장 사목교서 연수’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들과 다문화 가정에 대한 교구 차원의 사목적 배려를 천명했다.

이병호 주교는 ‘내가 나그네였을 때’(마태 25, 35)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2008년도 사목교서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선 현실에서, 전주교구를 비롯한 우리 가톨릭교회는 그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교는 아울러 “외국인들이 한국에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아픔은 너무나 많은 데 비해, 그 대책은 대단히 미흡해 보인다”며 “우리 모두는 우리와 다른 이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 차이를 존중해야 하며, 특별히 그들이 교회 안에서 ‘마음의 고향’을 찾을 수 있도록 따뜻이 맞아들이고 불편을 덜어주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구장 사목교서에 발맞춰 전주교구는 ▲각국 공동체 담당사제 상주 ▲이민자인권 보호 ▲다문화 가정 복음화 프로그램 개발 ▲다문화 가정 자녀 지원 ▲자원봉사자 및 통역봉사자 확충 등 이주사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화하며 이주사목의 열기를 높여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주교구 전북이주사목센터(전담 송년홍 신부)가 있다.

교구 다문화가정 3300 가구

전주교구 전북이주사목센터(이하 이주사목센터)는 특별히 ‘국제결혼 가정’ 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전주교구 관할인 전라북도 지역이 인구 대비 다문화 가정 자녀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전주나 익산, 정읍 지역 등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전라북도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라서 노총각들과 동남아 출신 여성들이 결혼한 국제결혼 가정이 많다.

실제로 통계청 등 기관 단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주교구 관내에서 국제결혼으로 이뤄진 ‘다문화 가정’은 3300여 가구를 넘어섰으며, 이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3500여 명을 웃돈다.

송년홍 신부는 “이주노동자는 한국에서 돈을 벌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사람이지만, 다문화 가정의 이주민 여성은 한국에서 우리와 함께 한국인으로 살아야 할 사람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이주사목센터는 다문화 가정의 여성들과 아이들이 한국 사회와 문화에 적응하며 지역 공동체와 교회 안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데 사목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례력 따라 다양한 행사 마련

지난해 8월 송년홍 신부의 부임과 함께 새롭게 출범한 이주사목센터는 지역 공동체 미사를 비롯해 한국어교실 운영, 인권상담, 가정방문 및 공장방문, 다문화 가정 및 자녀 지원, 월별 행사 주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주. 익산. 군산. 장수 등 네 지역에서 영어로 봉헌되는 공동체 미사. 전주 산너머봉합사회복지관에서는 매주일 오후 2시면 어김없이 영어미사가 봉헌되며, 50여 명이 넘는 다문화 가정 여성과 자녀들이 이곳을 찾는다.

산업체와 공장이 많아 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이 속해있는 익산과 군산 공동체에는 평균 100명 이상이 미사에 참례한다. 익산 공동체는 성요셉 노동자의 집에서 매주일 오후 2시30분에, 군산 공동체는 소룡동성당에서 매주일 오후 1시30분에 각각 송신부 주례로 미사를 봉헌한다. 또 장수 공동체는 매월 넷째 주일 오후 2시 장수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다.

이주사목센터가 전례력에 따라 개최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은 이주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주사목센터는 연중 공동체 피정과 기도모임을 비롯해 예수부활대축일 행사, 이민의 날 행사, 다문화가정 여름캠프, 예수성탄대축일 행사 등을 열어오고 있다. 특히 이병호 주교 주례로 봉헌되는 성탄 공동체 미사는 400여 명의 이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전주교구의 대대적인 축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송신부는 “올해부터는 지역 공동체별 체육대회와 열린음악회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주사목센터는 공동체별 네트워크 형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각 지역별로 모임을 갖고 있는 필리핀 공동체와 베트남 공동체를 위해서는 공동체 대표자 모임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 본당과 연계해 공동체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는 필리핀과 베트남 공동체를 넘어 그 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중국, 캄보디아, 몽골 공동체 활성화에도 적극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이주사목센터는 아울러 무료 의료봉사단체들의 활동을 통해 이국땅에서 육체적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보살핀다. 매주일 오후 3시30분부터 5시까지 익산 성요셉 노동자의 집에서는 익산지역 신자 의료인 모임인 ‘루가회’를 중심으로 약사회, 한의사회, 치과회가 무료 진료소를 연다.

이주사목센터는 가톨릭센터 2층 센터 내에 ‘인권 상담실’ 운영도 계획중이다. 현재 법률 자문단과 변호사, 자원봉사자들을 구성 중이며, 이곳에서는 이주민들이 겪고 있는 가정폭력문제를 비롯해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 다양한 고충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주사목센터는 매년 전북 평화인권연대와 공동으로 ‘무지개 인권영화제’를 열고, 필리핀 이주민들로 이뤄진 농구단 ‘하느님의 종’을 운영하는 등 이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의 063-285-0041 (내선 201) 전주교구 전북이주사목센터

“개개인 배려한 사목해야죠”

■전북이주사목센터 전담 송년홍 신부

“교구장님을 비롯해 동료 사제들, 센터 직원, 자원봉사자 등 모두가 힘을 합쳐 한 상 잘 차렸습니다. 이제는 이 따뜻한 밥상을 들고 제가 가야할 곳, 저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전주교구 전북이주사목센터 전담 송년홍 신부가 2008년 이주사목 활동계획과 함께 밝히는 포부다.

송신부는 “올해는 전주교구 이주사목이 새로운 도약을 맞는 특별한 해가 될 것”이라며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열린 사목’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송신부는 지난해 8월 이주사목을 담당하면서부터 실무 직원은 물론 자원봉사자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주민들을 위해 고군분투의 나날들을 보내왔다.

송신부는 “한국인과 가정을 꾸려 열심히 살아가는 이주 여성들과 아이들, 우리 사회 낮은 곳에서 땀흘려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고 느낀다”며 “전북이주사목센터는 앞으로도 한사람 한사람 소중한 그들을 위해 사목적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어느 정도 발판은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힘찬 도약만이 남았습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이 환하게 웃음지을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신자 분들의 관심과 사랑,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도움주실분 전북은행 505-23-0316599 (재)천주교 유지재단(이주사목)

# 무지개작은도서관은?

전주시 덕진구 동산동 동산동본당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무지개작은도서관’은 송년홍 신부가 동산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할 당시, 인근 지역의 국제결혼 이민자 및 다문화 가정을 위해 개설한 무지개어학당 및 방과후교실, 한국어교실이 모태다.

이곳은 전주시와 국립중앙박물관이 문화소외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했던 ‘작은 생활문화 복지 공간 조성사업’ 이하 ‘작은 도서관 공모사업’을 통해 제1호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고, 이후 리모델링과 함께 도서 5000여 권을 갖춰 도서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가진 도서관은 다문화 가정 뿐 아니라, 그 동안 문화적 혜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동산동 일대 지역 주민들에게도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서관은 현재 전주시립도서관의 문화프로그램을 지원 받아 ▲부모자녀 교실 ▲어르신 한글교실 ▲이민자 및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 공동체를 위한 한국어 교실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 문의 063-282-4204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