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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새땅] 복지기금 마련 자선전 여는 백로작가 안혜자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04-03-14 수정일 2004-03-14 발행일 2004-03-14 제 238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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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야 너 만날 기쁨에 설렌다"
안혜자씨.
희고 깨끗한 자태로 말미암아 예로부터 한국에서는 청렴한 선비를 상징하는 고결한 새로 인식돼 오던 백로(白鷺). 시문(詩文)이나 화조화(花鳥畵) 소재로도 많이 사용돼 왔던 백로는 사람들보다 애틋하게 사랑을 나누고 지극한 보살핌속에 새끼들을 돌보는 살뜰함으로 「가족애」의 특별한 표현으로도 사용돼 왔다.

이러한 자태에 반해 40년동안 올곧게 한국 전역에 도래하는 백로들을 영상에 담아온 「백로사진의 독보적인 작가」 안혜자(마리아)씨. 매년 3월이 되면 타지에 갔던 자식을 그리는 마음처럼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났던 백로들의 귀향을 기다리곤 하는 안씨에게 이번 3월은 보다 특별한 「백로 사랑」의 시간이 되고 있다.

10∼16일 세종문화회관서 40주년 기념전

3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에서 그의 40년 영상 작업을 집대성하는 40주년 기념전 「백로사(白鷺娑)」가 열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의미가 남다른 것은 사회복지기금 조성을 위한 자선전으로 준비됐다는 점과 함께 또한 지난 2000년 영세후 처음으로 교회 안에서 전시회를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백로의 수려한 자태와 더불어 숨겨진 표정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한국 전통의 정서를 발전적으로 재해석 하는 한편 생태학적 모습과 「자연의 일부로서의 백로」까지 포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그같은 면에서 이번 작품전을 통해 그 어느때 보다 지극한 정성과 깊이가 담긴 40개 성상 동안의 작품 역량을 선보이게 됐다.

소품에서부터 2m가 넘는 대작에 이르기까지 60∼70여점을 전시하는 안씨는 무엇보다 『백로의 모습들을 통해 하느님 창조물인 자연 보호에 대한 인식이 보다 널리 자리잡게 되고 더 나아가 구체적인 자연살리기 운동으로 전개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먹이를 물어와 새끼들에게 토해 먹이고 나래를 펼쳐 햇볕을 가려주는 모성애」를 보이는 백로는 사람들보다 애틋하게 사랑을 나누고 지극한 보살핌 속에 새끼들을 돌보는 살뜰함으로 「가족애」의 상징으로도 표현돼 왔다

소외된 이웃 돕고 가정 소중함 되새기는 시간

안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자연 보호 운동을 펼쳐온 바 있다. 자연 훼손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다시 한국을 찾는 백로 숫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들을 피부로 느끼면서였다. 서식지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홍보를 하고, 지역 언론사들을 찾아 「전국 신문사 주최 자연보호 순회 초대전」 등을 열면서 서식지 주변 울타리 설치 작업들을 했던 것이 한 예다.

수익금 전액을 행사를 주관한 서울대교구 중서울 지역에 사회복지기금으로 출연한다는 그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면에서 일면 개인적으로 그간 못다한 선교의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표시했다.

『가정 파괴 현상이 심각해져가는 현실 속에서 「먹이를 물어와 새끼들에게 토해 먹이고 나래를 펼쳐 햇볕을 가려주는 모성애를 보이는 백로」의 모습이 가정의 소중함도 되새기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