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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들었어요] 무지개 공동회 ‘엠마우스’의 퀼트 제품과 생활 용품

김재영 기자
입력일 2002-09-15 수정일 2002-09-15 발행일 2002-09-15 제 2315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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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쁜 작품 만들죠” 
인형 손가방 모자 앞치마 양초와 재활용 화장지도 
『우리 손을 거쳐가면 못 만들게 없어요』

무지개 공동회(대표=천노엘 신부) 내 엠마우스 보호작업장에는 30여명의 정신지체 장애인과 봉사자들이 어울려 손바느질이 한창이다.

토끼인형, 손가방, 모자, 앞치마 등 수많은 종류의 퀼트 제품을 만드는 이들. 이들의 손을 거치면 수만가지의 예쁘고 앙증맞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얼마전에는 월드컵 대회를 맞아 축구공 모양의 베개도 만들어 인기를 끌기도. 퀼트(Quilt)란 천을 누벼 생활용품과 장식품을 만드는 수예기술을 말한다.

하지만 이곳의 상품들은 대부분 본당 바자나 엠마우스를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정도에 그칠 뿐 시내 일반 상점에 진출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장애인이 만들었으니 뭐 별수 있겠어요?』 『도와준 셈치고 하나 사보는 거겠죠』

이들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제품을 보기보다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좋은 품질을 자부한다. 그것은 상품 하나하나에 정성과 사랑을 가득담았기 때문이다. 엠마우스 보호작업장은 비단 퀼트제품뿐만 아니라 생활도자기, 촛대, 각종 기념품, 조화 등 다양한 상품 또한 내놓고 있다.

무지개 공동회에서 제품을 만드는 또 한 곳은 엠마우스 산업. 이곳은 보호작업장 보다는 산업화, 대량화 돼있는 곳으로 40여명의 장애인이 각종 양초와 화장지, 행주 등 생활용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화장지는 우유팩을 이용한 재활용품으로 환경마크를 획득했으며 정확한 치수와 정량을 원칙으로 신용과 품질로 타사 제품과 경쟁을 하고 있다. 10월경 KS품질 인증을 앞두고 있는 양초도 사과, 장미, 무지개초 및 결혼초, 제례초 각종 로고를 새긴 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엠마우스 산업에서 3년째 초를 만들고 있는 정한균(사무엘.35)씨는 『100도가 넘는 촛농의 열기에 하루종일 이마와 등에 땀이 줄줄 흐르지만 내가 만든 초가 상점에 비치되거나 성당에서 불을 밝히고 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문의=(062)955-7738 엠마우스 보호작업장, (062)951-6920 엠마우스 산업

김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