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해외 원조 주일 특집] 수원교구 해외 원조,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4-01-23 수정일 2024-01-24 발행일 2024-01-28 제 337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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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교구에서 주는 교구로… 생명 보호·빈곤 해소 넘어 ‘복음화’까지 
해외원조위원회는 2013년 발족
10년간 45곳에 7억여 원 전달
총 12명 선교사제 해외서 활동 중

교구는 1988년 받는 교구에서 주는 교구로 전환할 것을 천명하고 해외 원조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구 해외 원조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생명 나눔에서 출발한 해외원조위원회

교구가 해외 원조를 위해 설립한 해외원조위원회(위원장 이규현 가롤로 보로메오 신부)는 생명 나눔을 위한 활동에서 시작됐다.

교구는 2009년 한마음운동본부(현 생명위원회)를 통해 ‘즐거운 불편 24 운동’으로 ‘아프리카 제3세계 생명기금’ 조성에 나섰다.

‘즐거운 불편 24 운동’은 생명, 생태환경을 위한 24가지 방법을 실천하면서 성공 축하금을 아프리카를 비롯해 제3세계에서 생명의 위기를 겪는 이들을 위해 봉헌하는 운동이다. 교구 생명환경연합이 2007년부터 전개해온 운동을 한마음운동본부를 통해 전 교구민이 동참하는 활동으로 확장한 것이었다.

한마음운동본부는 특히 대림 저금통을 활용해 생명 나눔 실천과 생명 기금 조성을 독려했다. 교구는 이 기금으로 2010년부터 해마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며 활동하는 해외 선교사를 지원했다. 교구는 2012년까지 12개국에 약 3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전달했다.

그리고 교구가 한마음운동본부를 2013년 생명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면서 발족한 것이 해외원조위원회다. 해외원조위원회는 성체성사의 정신에 따라 나눔을 실천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특별히 아동·여성의 인권 증진 등 인간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구민들이 대림·사순 저금통을 통해 전달한 성금은 생명위원회를 거쳐 해외원조위원회에 해외 원조 기금으로 모인다. 해외원조위원회는 해외 원조 사업을 펼치고 있는 수도회를 대상으로 사업계획서를 받아 심의한 후 해마다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해외원조위원회는 지난 12월 13일 ‘2024년 해외 원조 지원 사업 기금 전달식’을 열고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선교 수녀회,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 착한 목자 수녀회 등의 수도회가 운영하는 해외 원조 사업에 총 5800만 원을 전달했다. 2013년부터 지난 전달식까지 모두 45곳에 7억2400여 만 원을 전달했다.

복음을 전하는 해외 원조

교구 차원에서 해외 원조 기금을 조성해 해외원조위원회를 통해 전달하고 있지만, 사실 교구가 세계 가난한 이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88년부터다.

제2대 교구장 고(故) 김남수(안젤로) 주교는 1988년 10월 9일 수원 공설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봉헌된 교구 설정 25주년 기념미사 중 “받는 교구가 아니라 주는 교구로 탈바꿈돼야 할 시점”이라며 “계속되는 외국 가난한 교구의 요청에 응답, 성직자 파견 및 경제 지원을 본격 개시해 나가야한다”고 공표했다. 김 주교는 단순히 가난한 나라의 빈곤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교구와 연계하고 성직자를 파견하는 복음화 차원의 ‘주는 교회’를 제시한 것이었다.

이에 교구의 해외 원조는 복음화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됐다. 그 첫 단추는 1994년 중국 지린교구와 맺은 자매결연이다. 교구는 지린교구에 미사용품을 전달하기도 하고, 중국성소후원회를 구성해 중국 성소자를 양성하는데 지원하기도 했다.

전임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는 2004년 남수단을 방문, 룸벡교구장의 선교사제 파견요청에 응답하면서 선교 활동을 통한 해외 원조가 더욱 본격적으로 활발해졌다.

2008년 3월 남수단 룸벡교구에 첫 선교사제를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남수단 3명, 잠비아 3명, 페루 2명, 칠레 4명 등의 피데이 도눔 사제를 파견하고 있다. 피데이 도눔은 선교사제들이 현지교구와 연대해, 선교기간 동안 현지 교구 사제로서 활동하는 선교방식이다.

교구는 해외 선교에 따른 해외 원조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남수단에는 교구 지원을 통해 본당과 사제관 등 부속 건물들을 건립했고, 현지 교육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초등학교 건립과 운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오지에 우물파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지금까지 의료 지원, 의약품 전달, 장학 사업, 무료 급식 사업 등이 이어지고 있다.

잠비아의 경우 성당과 사제관 신축,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건립하고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페루와 칠레에서는 선교사업과 장학사업 그리고 의료 지원을 위해 현지 교구와 소통하여 필요한 원조를 하고 있는 중이다. 페루 시쿠아니교구의 경우, 코로나19 관련 어려운 상황 극복을 위해 산소 공급 장치를 지원했고, 현재는 현지 어린이 재활 병원 건립에 원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교구 해외선교실장 김동우(바오로) 신부는 “교구는 해외 선교를 통해 우리 교구가 이제 받는 교구가 아닌 주는 교구로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나누는 일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해외 선교 사제의 파견과 그에 따른 다양한 해외 원조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걸음에 동행하여 주시길 청하며 해외 원조 주일을 통해 다시 한번 선교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다양한 해외 원조 사업에 함께하여 주시길 청한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