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세미나 "탈종교화 극복하려면 종교 본연의 태도 찾아야”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3-11-28 수정일 2023-11-28 발행일 2023-12-03 제 337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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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미래 전망 논의
공공성·환대 영성 강화 제안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이 11월 23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개최한 2023년 추계 세미나에서 발제자와 논평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원장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은 11월 23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탈종교화 사회, 한국가톨릭의 미래와 전망’이란 주제로 2023년 추계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갈수록 탈종교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가톨릭교회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종교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연구이사 방영미(데레사) 박사는 제1발제 ‘한국사회의 탈종교화 현상, 그 특성과 흐름’에서 “한국사회가 탈종교화 되고 있다는 것은 정확히는 ‘탈제도종교화’라고 표현해야 하고, 오늘날의 세상도 이전 세계만큼이나 상당할 정도로 종교적”이라며 “세속화된 사회의 요구에 적응하지 않은 종교 공동체는 대부분 존속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번성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가 이익단체의 성격을 버리고 종교 본연의 태도를 견지할 때 비로소 오래 다져진 한국인의 종교성이 발휘되고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의 종교성이 인류애와 만나 새로운 홍익인간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최영균(시몬) 신부는 제2발제 ‘탈종교화 시대의 가톨릭 신앙’을 맡아 가톨릭교회에 탈종교화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신앙공동체성이 약화된 결과인 신앙의 사사화(私事化), 영성의 세속화 그리고 교회 내 불평등 구조를 꼽았다. 최 신부는 탈종교화 현상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시노달리타스적 교회를 제안하며 종교의 공공성 역량과 환대의 영성을 제도적·문화적으로 강화하고, 온라인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종교 체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신앙의 경계를 유연하게 확장할 것을 제시했다.

토론에 나선 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 박문수(프란치스코) 초빙연구원은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천착해 온 제도종교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이것이 새로운 세대를 종교 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