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안동교구, 기록적 폭우로 삶과 신앙의 터전 붕괴

방준식 기자
입력일 2023-07-18 수정일 2023-07-24 발행일 2023-07-23 제 335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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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곳곳 피해 잇따라
춘양본당 신자 산사태로 희생
예천본당 신자 농지 유실되고
문경서도 공소·신자 농가 침수
피해자 돕기 2차 헌금 예정

안동교구 우곡성지의 홍유한 동상 주변 하천이 범람해 출입 도로가 붕괴됐다. 안동교구 제공

7월 13일부터 경북 북부 내륙 지역에는 누적 500㎜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안동교구 관할 지역의 안타까운 인명·재산 피해 사례도 계속 파악되고 있다. 안동교구는 수해 피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차 헌금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동교구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은 춘양본당(경북 봉화군 춘양면)이다. 산사태로 인한 주택 붕괴로 소속 신자가 숨지는 아픔을 겪었고,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신자들의 시설물과 전답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7월 15일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안동교구 춘양본당 소속 여성 신자 1명이 숨진 현장. 산기슭에 있던 주택이 완전히 파괴돼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춘양본당 제공

지난 15일 새벽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 인근 산비탈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아래쪽에 있던 주택 1채가 완전 붕괴, 집에 머물고 있던 춘양본당 소속 60대 여성 신자 1명이 숨졌다. 일대에 내린 폭우로 인해 며칠간 지반이 약해진데다 새벽 시간에 막대한 양의 토사가 쏟아지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까스로 생명은 건졌으나 산사태로 집이 붕괴되고, 비닐하우스 6동이 완전 파손돼 피해를 입은 신자도 있었다. 사과 과수원이 유실되고 침수된 신자들의 사례도 4건이었으며, 논둑이나 축대가 붕괴되고 전답이 유실돼버린 사례도 8건에 달했다. 현장 상황이 급박해 미처 파악되지 못한 사례도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10년 봉화본당에서 분리 신설된 춘양본당은 춘양·법전·소천(두음공소)·석포면을 관할하고 있다. ‘친교와 나눔’ 공동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온 본당 신자들은 새 성당 건립(2014년)을 위해 타 교구 여러 본당을 일일이 방문하며 모금운동을 펼치고 한마음으로 뭉쳤던 바 있어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예천본당(경북 예천군 예천읍) 소속 한 신자 부부가 산사태로 자택에 있던 창고 등 시설물과 함께 농지 수천 평이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들 부부 중 여성 신자의 언니·형부가 수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안동교구 점촌동본당 동로공소 진입로 축대가 산사태로 붕괴돼 있다. 안동교구 제공

또 점촌동본당(경북 문경시) 동로공소 진입로 축대가 붕괴됐으며, 성당 묘지 산사태로 인근 주택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신기동본당(경북 문경시)에서도 지난 14일 새벽 막곡공소 인근 둑이 터지면서 신자들의 주택·시설물 붕괴와 농지 침수 사고가 잇따랐다.

우곡성지(경북 봉화군 봉성면)에서는 철교가 유실됐으며 홍유한 동상 주변 하천이 범람해 도로가 붕괴됐다. 장애인 시설인 보름동산(경북 영주시) 기숙사가 산사태 피해를 입었고, 농은수련원(경북 예천군)도 폭우로 인해 일부 실내에서 누수 사고가 있었다.

이처럼 교구 관할 내 수해가 발생하자 안동교구는 16일 총대리 김학록(안셀모) 신부를 위원장으로 하는 수해피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피해 수습에 나서고 있다. 또 안동교구 각 본당은 수해 피해자들을 위한 기도와 함께, 수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2차 헌금을 30일에 실시하기로 했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