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획] 교회 단체활동, 왜 해야할까?

박주헌 기자
입력일 2023-06-05 수정일 2023-06-05 발행일 2023-06-11 제 3347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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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와 함께 사랑·봉사 실천할 때
추상적 신앙이 실질적 삶으로 거듭나

수원교구 분당성마태오본당이 ‘1인 1단체 가입 운동’을 위해 봉사 박람회를 열고 단체들을 홍보하고 있다. 수원교구 분당성마태오본당 제공

천주교 신자들은 신앙생활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주일미사 참례만으로 신앙생활의 기본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교회는 공동체 친교와 나눔 없이 성사 생활만 하는 것이 올바른 신앙은 아니며 공동체 활동 참여가 성숙한 신앙에 도움이 된다고 가르친다.

그러면 한국교회에서 단체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신자는 얼마나 될까? 조사들에 의하면 미사에 정기적으로 참례하는 신자 중 단체활동에 참여하는 신자는 20%가 안 된다. 주일미사 참례율이 코로나19 이전 20% 내외였으니 단체활동 참여 신자는 전체 교적 신자 수의 4% 남짓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로 10% 조금 넘는 수준으로 하락한 주일미사 참례율을 고려하면 단체활동 참여자는 전체 교적 신자의 2%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급락한 단체활동 참여율은 주일미사 참례율이 회복 기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레지오마리애, 마리아사업회(포콜라레) 등 대표적 5개 신심·사도직 단체에 등록된 회원 총수는 2020년 들어 1만192명 줄었다. 이후 2021년 8.8%였던 주일미사 참여자 비율은 2022년 11.8%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등록회원 총수는 3만7146명 줄었다.

단체활동 참여가 갈수록 저조한 것은 봉사 및 사도직 단체활동 등 공동체를 통해 실질적 신앙이 성숙한다는 데 대한 인식 부족이 근본적 이유로 보인다. 인천교구 복음화사목국 국장 정병덕(라파엘) 신부는 “초대 교회가 신앙 공동체로 시작됐듯 공동체와 함께 봉사와 사랑 실천을 하면 추상적 신앙이 실질적 삶으로 거듭난다”고 전했다.

단체활동 참여를 독려하는 본당 단위 노력이 신자들 신심이 공동체 안에 뿌리내리게 해 이탈을 예방한 일례도 있다. 청주교구 서청주본당(주임 김지수 아브라함 신부)은 지난해 1인 2단체 가입 권고를 진행, 미사마다 본당 단체들을 소개하는 자료를 배부하고 각 단체를 소개했다. 김 신부는 “특히 이탈률이 높은 예비 신자들이 혼자서는 배울 수 없는 기도하는 자세를 공동체로부터 익히고 신앙인으로서 자리잡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교구 단위 평신도 사도직 단체활동의 경우 직업 생활과 일치된 신앙생활 경험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평신도(사립)단체 담당 김세진(모세) 신부는 “직능단체나 문화예술단체 등 활동은 직업 활동과 맞물려 서로의 신앙생활을 돕고 개인의 하느님 체험도 새롭게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단체활동이 고립을 벗어나고 의무감이 아닌 행복 위에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안재홍(베다) 회장은 “새 신자들이 주일미사만 다니거나 냉담에 빠지는 건 소속이 없어 혼자라고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며 “사람들과 함께하는 만족감은 미사만 참례하는 ‘발바닥 신자’를 넘어 신앙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