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항일운동 골롬반 선교사, 올해 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이승환 기자
입력일 2024-01-02 수정일 2024-01-03 발행일 2024-01-07 제 3375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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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파견된 첫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선교사들이 1933년 대구 도착 직후 초대 대구교구장 드망즈 주교(앞줄 가운데)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 첫 번째가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나 토마스 신부, 드망즈 주교 오른쪽이 손 파트리치오 신부다. 서 아우구스티노 신부는 1935년 한국에 입국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일제강점기 제주에서 항일운동을 주도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선교사들이 2024년 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국가보훈부는 제주지역 신자들에게 일본의 실태를 폭로하고 항일의식을 고취 시킨 고(故) 손 파트리치오 신부(Patrick Dawson·1905~1989), 나 토마스 신부(Thomas Daniel Ryan·1907~1971), 서 아우구스티노 신부(Augustin Sweeny·1909~1980)를 오는 12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지난해 12월 25일 밝혔다.

국가보훈부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선정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손 파트리치오 신부.

디지털제주문화대전에 수록된 인물 정보에 따르면, 제주 주교좌중앙본당 9대 주임 손 파트리치오 신부는 중일전쟁에서 일본이 패망하면 조선은 해방되고 동양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손 신부는 1937년 신자로부터 모슬포비행장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1938년에는 우도의 해군 특설 망루 구조와 배치 등의 군사 기밀을 탐지했다. 1939년부터 성당에서 일본의 전과를 부풀리는 신문과 라디오의 불공정한 보도를 비난했고 여러 신자에게 전쟁은 결국 일본의 패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1941년 각종 발언과 군사기지 정보 탐지 혐의로 체포된 손 신부는 1942년 육해군형법 위반 및 불경죄로 3년 반 동안 복역하다가 광복 이후 출소했다.

나 토마스 신부와 서 아우구스티노 신부 또한 제주에서 사목하며, 중일전쟁이 장기화되면 일본은 패전할 것이라고 폭로하고 전쟁 관련 언론의 허위보도를 비판한 혐의로 체포돼 1942년 육해군형법 위반으로 금고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두 신부는 2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세 명의 신부에게는 지난 1999년 광복절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에 따르면 세 명의 신부는 항일운동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유일한 신부들이다.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공적을 널리 알려 국민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난 1992년 1월 김상옥 의사 이후 2024년까지 총 501명이 선정됐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