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시몬 주교)와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베드로 신부)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의 평화 증진을 위한 한국, 미국, 일본 주교단의 연대 강화를 목적으로 ‘2023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DMZ To HIROSHIMA’(이하 2023 평화포럼)를 개최했다. ▶관련기사 8·9면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미일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10월 25~29일 경기도 파주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2023 평화포럼에는 한국과 일본, 미국의 주교들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연구하는 사제와 평신도 학자들, 청년들이 참석해 두 차례의 컨퍼런스 발제와 토론, 워크숍,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10월 26일 의정부교구 참회와속죄의성당에서 열린 컨퍼런스1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무기 감축과 비핵화가 필수적이라는 일치된 의견이 나왔다. 특히 가와사키 아키라 피스보트 공동대표는 컨퍼런스1 제1세션 발제에서 핵무기 소유 자체를 금지하는 ‘핵무기 금지조약’에 한국과 북한, 일본이 동시에 가입하면 북한은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폐기해야 할 의무를 지고, 한국과 일본도 미국 핵에 의존하는 정책을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존 웨스터 대주교 역시 “우리가 평화의 도구가 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모든 인류와 지구에 다가오는 위협에 걸맞은 긴급함으로 전 세계적인 핵군축이라는 대의를 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일 주교단은 10월 27일 한반도 분단과 대립의 상징인 판문점 JSA성당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공동집전했고, 일본 히로시마로 장소를 옮겨 28일 세계기념성당 지하 경당, 29일 세계기념성당에서 각각 미사를 봉헌했다.

미국 페이츠 주교는 28일 미사 강론에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해 수많은 희생자를 발생시킨 것에 깊이 사죄한다”면서 “다시는 원폭이 사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카미 대주교는 29일 미사 강론에서 “과거의 역사 과정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동시에 그 역사를 움직인 위정자와 군인, 국민의 책임 그리고 무수한 사람들이 받은 고통과 슬픔을 생각하며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상대의 책임을 추궁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한, 평화는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