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바라보다, 힐링’전 열고 있는 김경희 작가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3-01-31 수정일 2023-01-31 발행일 2023-02-05 제 3329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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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빛의 존재, 서로 비추며 사랑했으면”

신앙 안에서 받은 위로와 치유
90년대부터 작품으로 표현
상처난 마음들 어루만지기 위해
미술심리치료 강사로도 활동

김경희 작가가 서울 가톨릭교리신학원 지하 2층 갤러리 카페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신의 전시 ‘바라보다, 힐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rise, Shine!”

서울 가톨릭교리신학원 지하 2층 갤러리 카페에서 ‘바라보다, 힐링’전을 열고 있는 김경희(크리스티나) 작가는 말했다. 이번 전시를 비롯해 앞으로도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작업할 예정이라고 밝힌 김 작가는 “이 말은 한국어로 ‘일어나, 비추어라!’라는 뜻으로, 모든 사람이 빛의 존재로, 빛을 내며 서로 사랑하길 희망하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이같이 김 작가가 빛의 존재로서 사람들이 자신을 인식, 사랑하며 살길 바라는 이유는 자신의 성장통에서 비롯됐다. 가정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김 작가는 대학 1학년 때까지 자신이 최고인 줄 알았다. 어딜 가든 잘난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던 김 작가는 이듬해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자신이 그렇게 완벽한 존재가 아니고, 그 속에는 누구에게도 보여 줄 수 없을 정도로 보잘것없는 점들이 있다는 사실을 직면했다. 겉으론 이를 감추고 포장하며 살았던 자신을 마주하면서 그는 그 비참함과 처절함에 1년간 방황했다. 그러다 들어간 신앙 동아리에서 그녀는 주님을 만나 다시 태어났다. 하느님 앞에 부족한 한 사람으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내놓으면서, 그녀는 하느님께 위로받는 역전의 시간을 맞았다.

이처럼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한 김 작가는 참 자유와 기쁨을 느꼈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를 전해 주려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꽃을 그린 김 작가는 이를 통해 주체성과 내면을 강렬한 색상과 꿈틀거리는 생명력으로 표현했다. 그 다음에는 자신을 내려놓고 보는 것만으로 사람들이 호흡하고 치유, 위로받을 수 있도록 숲을 소재로 작업했다. 현재는 빛을 작품에 담고 있다. 빛처럼 일어나 서로 비추며 사랑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다.

이 빛을 담은 작업을 앞으로도 이어 갈 계획이라는 김 작가는 지금은 자신의 고집과 계획을 내려놓고, 하느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전한다. 실제 지친 삶에서 사람들이 상처난 마음을 치유하고 내면의 빛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그는 가톨릭대학교에서 미술심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하고, 도미니코 수도회 희망에코 미술심리치료 강사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누에가 옷 전체를 그리진 못하지만, 실을 뿜어내듯 하느님 계획대로 그림을 통해 실을 뽑는 게 임무라고 전한 김 작가는 앞으로도 그렇게 사는 데에 에너지를 쏟고 싶다며 강조했다. “우리에겐 어둡고 황폐한 자기만의 욕망, 초라함 등이 많은데, 괜찮아요. 나도 작고 너도 작고 다 잘날 수만은 없는 인간이에요. 하지만 하느님 앞에선 당당할 수 있어요. 그분 힘으로 우린 내면에 빛이 있고 그걸 발견하면 당당해질 수 있거든요. 당신도 빛이에요. 용기를 갖고 빛을 내며 서로 사랑하세요. 우리 모두, Arise, Shine!”

전시는 그의 작품 1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자리로, 주말·공휴일 제외 3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