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톤즈 한센인 마을에 ‘이태석 초등학교’ 문 연다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11-29 수정일 2022-11-29 발행일 2022-12-04 제 3321호 5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이태석재단
4일 남수단 톤즈 라이촉 마을  

고(故) 이태석(요한) 신부가 생전 활동했던 남수단 톤즈 한센인 마을에 ‘이태석 초등학교’가 탄생한다.

이태석재단(이사장 구수환)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의 라이촉 마을에 ‘이태석 초등학교’(Lee Tae Seok primary school)가 12월 4일 문을 연다고 밝혔다.

이태석 초등학교에는 유치원생 34명과 초등학생 100명이 다닐 예정이며, 교사 5명과 직원 3명이 근무하게 된다. 이태석재단은 라이촉 마을의 초등학교가 남수단 정부의 어려움으로 예산지원이 중단돼 문을 닫은 것을 확인하고, 남수단 와랍주에 이태석 초등학교를 제안했다. 재단은 교사의 월급, 학습기자재, 학비를 재단이 지원하는 대신, 학교 이름을 ‘이태석’으로 변경하는 조건을 냈고, 와랍주가 이를 받아들였다.

라이촉 마을은 톤즈 시내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한센인 정착촌이다. 이 신부는 톤즈에서 활동하던 당시 매일같이 이곳을 찾아 진료를 했을 뿐 아니라 비를 피하도록 방을 만들어주고 옷과 신발을 만들어 주는 등 정성을 다해 주민들을 돌봐왔다. 이 곳에 살던 500여 명의 주민들은 이 신부가 떠난 이후 의료와 식량지원이 끊긴 채 지내왔다.

라이촉 마을은 구수환 이사장의 방문으로 다시 활기를 찾았다. 구 이사장은 라이촉 마을을 방문하며 주민들을 만나왔고, 2020년 이태석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후 우선적으로 이 한센인 마을에 식량과 생필품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이 신부의 제자인 의과대학생과 연결해 무료진료도 시작했다. 이런 도움을 통해 손가락, 발가락이 없어 움직임조차 힘들어하던 주민들이 소에 쟁기를 걸어 농사를 짓기 시작하는 등 마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구 이사장은 “학교 운영은 대단한 자랑거리가 아니라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해오던 일을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이 신부와의 약속”이라며 “무엇보다도 어린아이들에게 이 신부의 존재를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