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가정의 해’에 만나는 성가정](13)아미동본당 김장희씨 가족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2-05-31 수정일 2022-05-31 발행일 2022-06-05 제 329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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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안에서 가족이 하나되는 삶으로 배려 배웠죠”
대대로 물려받은 신앙 전통
3대가 함께 살며 이어나가
‘한결같은’ 신앙생활 목표로 
각자 봉사 활동도 솔선수범

성가정 축복장을 들고 본당 성모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김장희씨 가족. 김장희씨와 한희순씨, 장남 김선기씨(왼쪽부터). 출가한 장녀 선영씨와 고3인 차녀 선주씨는 함께하지 못했다.

김장희(베드로·60·제2대리구 아미동본당)씨는 26개월 전 선종한 어머니 고(故) 장수남(아녜스)씨 유품이 보관된 방을 자주 찾는다. 이곳에는 성모상 등 성물에서부터 다양한 본당 활동 사진 등 어머니 생전의 자취가 차곡차곡 정리돼 있다. 어머니는 삶의 대부분을 교회 내 봉사에 헌신했다. 그 장면들 속에서 김씨는 다시 한번 집안의 고귀한 신앙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마음을 되새기곤 한다.

김씨는 “성가정 축복장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도 어머니의 신앙”이라며 “여러모로 부족한 저희 가정이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 모범을 본받아 더욱더 열심히 신앙생활에 집중하고 가족 간 우애를 돈독히 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부인 한희순(실비아·58)씨 사이에 김선기(대건 안드레아·31)·선영(로사리아·30)·선주(효주 아녜스·18) 등 1남 2녀를 둔 김씨는 “성가정 축복장 받는다는 소식에 ‘다른 가족에게 양보하겠다’고 할 만큼 조심스럽고 부끄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식구들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도 좋겠다는 마음에서 기쁘게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성가정 축복장을 들고 본당 성모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김장희씨 가족. 김장희씨와 한희순씨, 장남 김선기씨(왼쪽부터). 출가한 장녀 선영씨와 고3인 차녀 선주씨는 함께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 김종길(가브리엘·87)씨를 모시고 사는 부부는 결혼 후 오랫동안 부모님과 생활하며 3대가 신앙 안에서 함께했다. 그런 환경 속에서 하느님을 모든 것의 우선순위에 두는 어머니의 신심은 손자 손녀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저녁마다 돗자리를 펴고 촛불을 켜고 가족들이 일상 기도와 저녁기도를 바치도록 자리를 마련했던 어머니는 기도 후에는 혼자서 묵주기도를 바쳤다. 거슬러 올라가면 어머니의 신앙도 물려받은 것이다. 3대에 걸친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한 어머니는 성당에 가지 않으면 회초리를 맞을 만큼 엄한 교육을 받았고, 그렇게 몸에 밴 신앙을 김씨에게 물려줬다.

부부는 “신앙 안에서 가족들이 하나가 되는 삶으로 배려를 배우게 됐다”며 “대화와 어떤 의사 결정에도 큰 이견이 없는 것 같고, 특히 아이들은 학교나 친구 등 주변 환경 속에서 큰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성장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무슨 일이든 하느님께 의지, 의탁하는 힘을 갖게 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부부를 비롯한 이들 가족은 본당에서 각종 단체 활동 및 봉사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김씨는 본당 총회장, 상임위원회 총무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복사단을 맡으면서 연령회와 레지오마리애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역시 레지오마리애 단원인 한씨는 본당 성모회장, 대리구 여성연합회 총무로 봉사했다. 장남 선기씨는 본당 청년회장으로 활약하며 성가대에서도 봉사했다.

본당 총회장 전명심(안토니오)씨는 “김씨 가족은 신앙 안에서 가족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면모를 보이는 한편 본당 신자들에게는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등 겸손과 배려를 느끼게 한다”며 “또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든 신자들을 지속해서 살피는 등 지역 사회와 본당의 좋은 본보기”라고 밝혔다.

김씨 가족이 신앙생활의 소신처럼 여기는 게 있다면 ‘한결같음’이다. ‘일상생활 안에서 어려움을 겪고 사람들에게 상처받더라도 십자가를 보며 한결같이 예수님을 생각하며 살자’는 것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