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음악적 재능 주님께 봉헌하는 안양중앙본당 손희정씨

홍탁 기자
입력일 2023-08-30 수정일 2023-08-30 발행일 2023-09-03 제 3358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모든 곡에 주님 사랑 담고 싶어요”
성지순례 계기로 작곡과 진학
전례 봉사·밴드 등 활동 펼쳐

“하느님은 ‘센스쟁이’예요. 오늘은 어떤 봉사를 해야 할까? 언제나 적재적소에 저를 인도해 주시거든요.”

손희정(크리스티나·28)씨는 제2대리구 안양중앙본당 전례음악 봉사자다. 미사 전례 봉사자만이 아니라 안양중앙본당 밴드 ‘임모투스’, 수원교구 성서모임 떼제팀 ‘아모떼’ 일원으로도 활발히 봉사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도움이 필요한 전례 현장이 있으면 두말없이 달려간다”며 “주님께서 주신 능력이니 당연히 주님을 위해 쓴다”고 말했다.

손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현재 영화음악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원래는 영문학과에 진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고등학생 때 우연히 참가한 성지순례 중 처음으로 오르간 반주를 한 것을 계기로 진로를 바꿔 작곡가가 되기로 마음을 정했다.

다년간 해온 봉사는 클래식 작곡과에 진학해 공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클래식 음악, 즉 서양의 전통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선 가톨릭의 성음악과 전례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했는데, 이미 손씨에게는 익숙한 것들이었다. 특히 수원가톨릭청소년교향악단에서 편곡을 하고 개별 악기 소리를 분석하는 등의 재능기부 활동은 손씨가 작곡가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항상 돌아보면 제 인생 모든 순간에 주님의 안배가 있었다고 느껴져요. 그래서 마음속에 항상 ‘야훼이레’,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다는 말을 간직하고 삽니다.”

손씨는 지치고 힘들 때면 가장 먼저 성당으로 간다. 그는 “성당에 와서 미사를 드리고 청년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치유를 받는다”고 말했다. 치유에 더해 새로운 곡의 영감을 받고 돌아갈 때도 있다. 청년성서모임에서 창세기 연수를 들었을 땐 졸업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했다.

손씨는 “하느님은 오직 사랑만으로 세상을 만드셨는데 나는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려 한다는 것이 부끄러웠다”며 “결과적으로 이 곡도 주님이 주신 곡”이라고 말했다.

현재 손씨는 2023년 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위한 범교구적 떼제공동체를 만드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어딜 가도 환대해 주고, 사랑만을 담아 기쁘게 노래 부르는 모습에, 언제나 완성도를 추구하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다고 한다. 그 반성의 의미를 살려 이웃 사랑과 서로의 기쁨을 나누는 떼제공동체 안에서 음악으로 봉사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작곡가로서는 청중들이 쉽고 편하게 즐기는 곡을 쓰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 안에는 항상 주님의 사랑을 담고자 노력하겠습니다.”

홍탁 기자 hongta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