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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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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속 가톨릭을 찾아라] (24) 김신부의 rainbow

‘김신부의 rainbow’ 유튜브 영상 갈무리. 김현우 신부(맨 앞 가운데)가 호주 해외사목 중 본당 신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유튜브에서 강론 영상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양 인형, 소금물, 간장통, 수갑을 소재로 삼아 강론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사제는 드물다. 심지어 영어로 강론을 하고 한글 자막까지도 달곤 한다. ‘김신부의 rainbow’를 운영하는 김현우 신부(인천교구)의 이야기다. 2011년 호주 브로큰베이교구로 파견된 김 신부는 10년간의 해외사목을 마치고 11월 귀국했다. 오랜 해외사목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 강론과 본당 전례뿐 아니라 성경통독과 교리, 성가 등 다양한 분류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지난 1년간 올린 영상의 수만 240여 개. 한 주에 평균 3~4개 정도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한국으로 귀국하는 과정도 영상으로 제작해 코로나19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고, 2주간 자가격리 중에도 영상 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가톨릭’ 혹은 ‘천주교’를 검색해보았는데 영상 수가 너무 적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지난해 주님 승천 대축일 즈음부터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첫 영상은 거창하지 않았죠. 그냥 강론을 짧게 촬영해서 올렸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네요. 지금은 영어권에서 사목하시는 신부님들, 선교사님들께 작지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한글 자막도 넣어 영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졌다. 유튜브를 통한 사목이 더욱 필요해지는 순간이었다. 온라인 미사뿐 아니라 본당 공지사항 등도 유튜브를 통해 전달했다. 이러한 활동은 주변 본당, 크게는 교구 내 몇몇 본당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호주에서의 10년은 너무 행복했습니다. 호주 브로큰베이 교구 사제단은 저를 형제 사제로 받아들여 줬고, 신자들과의 관계도 깊어졌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만날 수 없는 상황이 길어졌죠. 그럴 때 큰 도움이 된 것이 유튜브였습니다. 유튜브는 소통의 장이 됐고 사목에 훌륭한 도구가 됐습니다.” 김 신부는 창세기 9장 13절을 사제수품 성구로 정했다.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는 말씀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 이 성구를 따라 유튜브 채널명을 ‘김신부의 rainbow’로 정했다. 김 신부는 ‘코로나19’라는 비가 그치고 희망의 무지개가 뜰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은 이때, 홍수가 그치고 하늘에 뜬 무지개를 생각하며 새로운 시작을 희망하시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는 그치고 하늘에 무지개가 걸릴 것이며, 이 어려움의 시간도 지나고 희망의 해가 솟아오를 것입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이하는 한국 가톨릭교회에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이 가득 내리길 기도합니다.”

2020-12-08

[유튜브 속 가톨릭을 찾아라] (13) 떨기나무TV

▲ 떨기나무TV 영상 갈무리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는 신앙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튜브를 통한 신앙생활이란 흐름이 신자들의 삶 안에 점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 속 다양한 채널들이 실시간 미사를 송출하고, 신앙 관련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가톨릭문화기획 떨기나무’(대표 김정훈, 이하 떨기나무)가 운영하는 ‘떨기나무TV’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새로 방송미사를 송출하기 시작했다.떨기나무는 10여 년 전 영상 콘텐츠 제작을 시도했었다. 영상 콘텐츠에 관한 관심이 크지 않던 2009년, ‘떨기나무의 찬양이야기’라는 콘텐츠를 만들어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하지만 제작 여건이 여의치 않고 저작권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속하긴 힘들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영향도 있었다.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훗날을 기억하며 잠시 중단했다. 그렇게 10여 년이 흘러 ‘찬양이야기 시즌 2’를 준비, 이젠 매주 한 편씩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찬양이야기’에서는 전례력에 따라 그 주의 말씀을 묵상하고, 성가를 부르고, 그 묵상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진다. 20분 내외의 시간 동안 한 주간의 말씀을 찬양과 함께 묵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가톨릭문화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이면서 선교단의 역할을 병행하고 있는 떨기나무이기에 음악적 실력도 뛰어나다.떨기나무는 2002년 젊은이 성령봉사회,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등 다양한 사도직 안에서 활동하던 젊은이들이 전문성을 갖춘 ‘문화 복음화 사도’로 살아가기 위해 세운 사업체다. 음향, 악기, 영상 등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하며, 떨기나무가 위치한 부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더불어 사업체이긴 하지만 문화 복음화 공동체를 지향하며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선교 프로그램 개발과 피정, 새로운 찬양의 보급과 교육까지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특히 떨기나무는 교회 안팎의 다양한 행사와 교육, 공연을 기획, 진행하면서 쌓아온 경험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이를 바탕으로 복음의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을 시대의 문화에 맞게 풀어내, 많은 이들이 복음을 삶에 녹여낼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정훈(요한 사도)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성지순례를 기획하고 진행했던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온라인 성지 순례’ 영상을 준비 중”이라며, “떨기나무가 갖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각 본당의 여건에 맞게 음향과 영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온·오프라인으로 선보이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한 “모세가 떨기나무에서 하느님을 만난 것처럼 많은 사람이 ‘가톨릭문화기획 떨기나무’를 통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떨기나무TV’ 바로가기

2020-06-23

[유튜브 속 가톨릭을 찾아라] (6) 가톨릭 스튜디오

▲ 유튜브 ‘가톨릭 스튜디오’ 생방송 매일미사 화면 갈무리.늘 곁에 있었기에 소중함을 몰랐다. 성당에 가서 교우들과 인사하고 함께 성가를 부르고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던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신앙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특히 유튜브를 통한 신앙생활은 더욱 활발해졌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구독자 수 증가를 한 채널이 있어 소개한다. 바로 ‘가톨릭 스튜디오’다. 가톨릭 스튜디오는 ‘영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탄생했다’는 포부로 2019년 11월 30일 첫 영상을 올리며 본격적인 채널 운영을 시작했다. 가톨릭 스튜디오는 고영하(요한) 팀장과 오상진(안드레아) 팀장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사업체다. 사업체이긴 하지만 이들에게서 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보이지 않는다. 업로드 한 영상은 모두 신앙 관련 콘텐츠다. 채널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영상은 강론, 강의다. 성경강의와 가톨릭 기도, 묵상글과 함께하는 ‘하루의 쉼’ 등 다양한 영상을 보고 있으면 ‘영상으로 복음을 전하겠다’는 그들의 포부가 점점 이해된다.가톨릭 스튜디오는 시작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미사를 실시간으로 업로드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중단된 시점이어서 더 그렇다. 2월 23일 주일미사에 참례한 오상진 팀장은 다음날부터 미사가 중단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럴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조남구 신부(수원교구 광주 도척본당 주임)가 건 전화였다. 영상미사를 준비 중인데 도와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 오 팀장은 일말의 고민 없이 바로 승낙했다. 지금, 하느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일 같았다.성당에 생방송을 위한 장비를 설치하고 2월 25일부터 미사를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유튜브 실시간 생방송 매일미사’가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생방송을 매일 이어가다 보니 쉬는 날이 없다. 촬영 준비부터 자막 제작, 송출까지 신경 쓰이는 점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매번 이 영상미사에 적게는 500여 명, 많게는 1500여 명까지 함께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오 팀장은 2006년부터 수원교구 성령쇄신봉사회와 수원교구 안양 인덕원본당에서 영상 촬영 봉사를 했다. 가톨릭 영상 선교회를 조직해 크고 작은 행사에서 영상을 통한 봉사도 했었다. 당시 저장해둔 자료들은 ‘그때 그 시절’과 ‘성당 명강의’ 콘텐츠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가톨릭 스튜디오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운영진은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은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유익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가톨릭 스튜디오’ 바로가기

2020-03-17

[유튜브 속 가톨릭을 찾아라] (3) 인천교구 청년·청장년부 1945

▲ 유튜브 인천교구 청년·청장년부 1945의 ‘인청늬우스’ 화면 갈무리.인천교구 청소년사목국 청년·청장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한덕훈 신부(청장년부국장)와 정희채 신부(청년부국장)는 고민이 많았다. 교구 소식을 전하기 위해 ‘청년월보’를 제작해 배포했지만 읽어보기는커녕 구경조차 못했다는 청년들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청년들에게 교구 소식을 쉽게 전하고 신앙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영상을 통해 교구 소식을 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지난해 2월 ‘인천교구 청년·청장년부 1945’(이하 인청 1945)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했다. ‘이 영상물은 19세 이상 45세 이하의 청년, 청장년이 시청하기에 아주 매우 적절합니다’라는 영상 안내 문구처럼 젊은 층을 겨냥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넘쳐난다. 한 신부와 정 신부는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어색하다. 바쁜 중에도 짬을 내 촬영하고 봉사자의 도움으로 편집을 해 영상을 올리고 있다. 힘에 부칠 법 하지만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다. 교구 청년들에게 살아있는 소식을 전하는 것이다. 1년 동안 업로드 한 영상만 139개다. 매주 2개 이상 영상을 올렸다는 뜻이다. 그만큼 두 사제가 이 채널에 쏟고 있는 열정이 크다는 것이고 청년들을 향한 열정에서 비롯된 일이다.인청 1945의 콘텐츠는 크게 세 가지다. 교구 내 소식을 전하는 ‘인청늬우스’와 청년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인청플러스’ 그리고 ‘생활성가 플레이리스트’다. ‘인청늬우스’는 인청 1945의 주력 콘텐츠다. 교구 청년 소식을 전하는 콘텐츠이기에 타 교구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사제의 입담이 소소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교구 소식을 편안하고 재치 있게 전달한다.그래도 인천교구 소속이 아니라서 관심이 안 간다면 ‘인청플러스’를 추천한다.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교리 상식이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다. ‘라떼는 말이야~ 어떻게 사제가 됐냐면’, ‘성수의 출생 비밀’, ‘그때를 기억하시나요? 세례성사’ 등 제목만 봐도 청년들의 흥미를 끌만한 콘텐츠들이 상당수 있다. 인천교구에서 만든 성가책 ‘나는 주님께 노래하리라’에 수록된 곡들을 소개하는 ‘생활성가 플레이리스트’도 빠트릴 수 없는 콘텐츠다. 조만간 인청 1945에서는 새로운 기획도 선보일 예정이다. 교리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은 청년들을 위해 준비 중인 교재와 교재의 보조 역할을 할 영상들이다. 기도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상도 구상하고 있다. 인청 1945는 인천교구 19~45세 청장년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교회 청년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유튜브 채널이다.‘인천교구 청년·청장년부’ 1945 바로가기

2020-02-04

[생활성가의 기쁨] 꽃동네 수도자 찬미단 (하)·끝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주년을 맞아 열린 KBS ‘열린음악회’에 출연한 오웅진 신부와 꽃동네 수도자 찬미단. 꽃동네 수도자 찬미단 제공 ■ 수도 삶 “없어질 육에 메이지 않고 영생의 길을 가리라” ‘한 사람도 버려지는 사람이 없는 세상, 모든 사람이 하느님 같이 우러름을 받는 세상,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세상’은 꽃동네가 꿈꾸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위해 예수의꽃동네형제회·자매회 수도자들은 자신을 기꺼이 내어 놓는다. 쉬운 삶은 아니다. 갈등과 고민도 많고, 유혹에 흔들리고 때로는 넘어지기도 할 것이다. 예수의꽃동네형제회 최창현(도마) 수사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수련기 때였습니다. 제가 수도자로 살아갈 자격이 있는지 고민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수도회 창설자이신 오웅진 신부님께서 ‘하느님께서 부르셨어도 나의 응답이 없으면 수도자로 살 수 없다’는 말씀을 해 주신 적이 있어요. 그 말씀이 저에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을 했습니다. 때로는 그 응답대로 살아가는 것이 어려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자격을 따지고 응답에 유혹과 의심을 붙이는 것은 제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네’하고 살아가면 어려울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때의 깨달음을 성가로 꼭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묵주기도를 바치고 천천히 가사로 옮겼다. 후렴은 오 신부의 말을 인용해 가사를 썼다. 그렇게 만든 성가가 ‘수도 삶’이다. 그런데 만들고 보니 부를 자신이 없었다. 정확히는 그렇게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만들고 보니까 가사처럼 살 자신이 없었어요. 사람들 앞에서 부를 수도 없었어요, 부끄러워서. 그런데 내년 2월 종신서원을 앞두고 ‘수도 삶’을 부를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이제는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성소에 관해 고민했던 순간도 있었고 어려운 일도 있었죠.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모든 것들이 수도생활에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네’라고 응답하면서 이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응답에 책임을 지며 하느님만을 따르겠다고 말하는 최 수사의 눈빛에서 확신과 행복이 엿보였다. 가난의 영성으로 살아가는 꽃동네 수도자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웅진 신부님의 말씀 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가슴 깊이 새긴 것은 ‘사랑은 나누는 것이 아니라 몽땅 주는 것이다’입니다. 더 이상 줄 수 없을 만큼 제 자신을 비워내어 가난해 지는 것이 진정한 수도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로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행복이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제 삶을 위협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하기 싫든 좋든 ‘네’하고 응답하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생활성가의 기쁨’을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19-12-17

[생활성가의 기쁨] 꽃동네 수도자 찬미단(상)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에서 찬양하고 있는 꽃동네 수도자 찬미단. 꽃동네 수도자 찬미단 제공 ■ 십자가 길에서 “끝까지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이 나를 사랑하듯이” 예수의꽃동네형제회·자매회 수도자들로 구성된 ‘꽃동네 수도자 찬미단’은 2002년 결성되어 17년 동안 성가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찬미단 창단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며 단장을 맡고 있는 김명심(안드레아) 수녀는 찬양을 통해 한 영혼이 회개하고 믿음이 커지고,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기도한다. “저희는 꽃동네 수도자들로 구성된 찬미단입니다. 각자의 소임이 있지만 찬양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다는 기쁨에 잠자는 시간마저 쪼개어 봉사하고 있습니다.” 꽃동네 수도자 찬미단은 지금까지 6장의 음반을 발표했고, 내년 7집 음반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김 수녀는 찬미단의 존재 이유에 대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하루하루 기쁘게 살아가고 있는 김 수녀지만 수도생활이 행복하지 않은 때가 있었다. 마음에 미움이 싹터 불편한 사람이 생겼고, 그들을 마음에서 밀어냈다. 배척하고 미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실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불행하게 지낼 때였습니다. 미워하는 제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불편했어요. 그런데 기도 중에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를 향해 걸어가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온몸이 부어있었고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너무 처참한 모습이었어요. 세 번째 넘어지신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일어서실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성한 곳 하나 없는 그 몸으로 다시 십자가를 지시려고 하셨어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일어서지 마세요. 일어설 수 없잖아요. 가지 마세요’하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일어나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너를 구원하지 못한단다. 나는 십자가 위에서 죽을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을 듣고 펑펑 울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시관이나 채찍, 십자가의 고통 보다 당신의 사랑을 외면하고 몰라주는 것에 더 큰 아픔을 느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예수의꽃동네형제회 현진섭 신부는 김 수녀의 체험을 듣고 ‘십자가 길에서’를 만들었다. 이 곡에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셨으며, 그 사랑을 끝까지 전하겠다는 결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수도회 창설자이신 오웅진 신부님은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저에게는 큰 은총이고 축복입니다. 앞으로도 이곳 꽃동네에서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하느님을 만나고 제 자신을 내어주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2019-12-03

[생활성가의 기쁨] 안두호 (하)

■ 지금 갑니다 “눈이 번쩍 떠지네 지금 귀가 활짝 열리네 지금” 배우로 활동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찬양사도로 전국을 누비고 신앙의 기쁨을 전하고 있는 안두호(레오)씨. 그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성가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지금 갑니다’를 만들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성가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택한 장르는 ‘트로트’였다. “제가 했던 뮤지컬 중에서 7분가량 트로트만 부르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창법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었는데 계만석(프란치스코) 형제가 쓴 ‘주님은 내비게이션’을 무대에서 부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전 세대가 좋아하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죠. 기도와 트로트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거죠. 그렇게 만든 성가가 ‘지금 갑니다’입니다.” ‘지금 갑니다’는 흥겹다. 트로트답게 꺾기와 밀고 당기기, 구성진 가락과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또한 성가답게 성당으로 향하는 기쁨과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잘 표현하고 있다. “성당을 가는 것은 아버지 집으로 가는 것이니까 기쁠 수밖에 없죠. 특히 냉담을 했었던 시기가 있어서 그런지 성당을 갈 때마다 집으로 돌아가는 탕자가 된 것 같은 마음이에요. 마음과 영혼이 쉴 수 있기 때문에 성당에 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아직 우리에게 트로트 성가가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대중적인 관심을 얻고 있고 특히, 중장년층에게 사랑받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함께 부르기에 적합한 장르라고도 볼 수 있다. “‘지금 갑니다’를 전례 안에서 부르기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삶 속에서 우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데는 잘 맞는 성가가 아닌가 생각해요. 인천교구 노인의 날 행사 때였어요. ‘지금 갑니다’를 부르는데 참석하신 어르신들이 너무 기뻐하시는 거예요.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을 추며 ‘알렐루야~’하고 노래를 부르시며 기뻐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니 하느님께서도 기뻐하시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씨는 제17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참가자들이 모여 만든 생활성가 찬양크루 ‘열일곱이다’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는 지역도 다르고 하고 있는 일도 다르지만 신앙공동체로 성장해가고 있는 ‘열일곱이다’는 다양한 무대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며 찬양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안씨는 ‘열일곱이다’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너무 든든합니다. 개인적으로 활동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버팀목이 되어주고 올바른 길잡이가 되어주는 이들이 있기에 이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 ‘열일곱이다’ 정식 음반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멤버들 모두 지치지 않고 기쁘고 행복하게 기도하며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2019-11-19

[생활성가의 기쁨] 안두호(상)

■ 난 너와 함께 있단다 “그래 너 많이 힘들었구나 오늘 하루도 외로웠구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안두호(레오)씨를 검색하면 ‘뮤지컬 배우’라는 설명과 함께 그의 출연작들을 볼 수 있다. TV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러블리 호러블리’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해진 안두호씨. 그러나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서울 공항동본당 41세 이하 청년밴드인 ‘주디스’ 밴드 부단장이고, 가톨릭생활성가 찬양크루 ‘열일곱이다’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안두호 레오입니다.” 안씨는 2017년 cpbc 창작생활성가제에 본당 청년들과 함께 ‘주디스 밴드’로 출전했고 우정상을 받았다. 10년 넘게 냉담을 하면서 하느님을 원망했던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참 신기한 일이었다. “스무 살이 되던 무렵이었습니다. 모든 불행이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동생은 교통사고로 심하게 다쳤고 어머니는 암 투병을 하셨어요. 아버지는 실직하셨고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일이 생기니 하느님을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이 저에게 이러시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냉담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하느님을 원망하며 떠났지만 마음 한편에는 영적 갈망이 있었다. 삶이 늘 힘들고 불안했고 어느 곳에서라도 위안을 받고 싶었다. “공연 때문에 지방으로 갔을 때였습니다. 지금은 아내가 된 선배가 ‘너 신자라며? 그럼 성당가야지!’하고 저를 성당에 데리고 갔어요. 가기 싫었어요. 하지만 선배의 권유에 마지못해 따라갔죠. 그런데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십자가에 계신 예수님을 보는 순간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는 주님을 멀리 떠났는데 주님은 언제나 두 팔 벌리고 저를 기다리고 계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어요. 냉담 한지 10년 만의 일입니다.” 다시 성당을 찾았고 성가대의 모습을 보고 찬양을 하기로 결심했다. 공항동본당 청년밴드에서 활동하면서 신앙의 기쁨을 되찾았다. 2017년 힘든 시기는 다시 찾아왔지만 하느님을 등지지 않았다. 오히려 하느님께 더 매달리고 기도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아요. 늘 불안하고 두렵죠. 거기에 집안일로 마음이 더 힘들어진 시기가 있었어요. 그러나 이전과는 달랐어요. 기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매일 밤 눈물로 기도를 바쳤어요. 그러던 중 하느님께서 ‘많이 힘들었구나. 많이 외로웠구나. 괜찮아. 항상 너와 함께 있을 테니까’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 말씀을 묵상하며 글을 썼죠. 그 글이 ‘난 너와 함께 있단다’의 가사가 됐습니다.”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일상이 바뀌진 않았다. 하지만 너무 행복하다. 감사할 수 있는 은총을 받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정말 큰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불안한 삶이지만 하느님께서 저와 늘 함께 하십니다. 그러니 어찌 힘들어하겠습니까.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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