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조선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님 발자취를 따라서’ 순례단은 브뤼기에르 주교가 자신의 사목지인 조선에 입국하기 위해 거쳐 갔던 중국 대륙 곳곳을 순례하며 한국교회 신앙의 뿌리와 더불어 ‘신앙의 연대성’을 깊이 묵상할 수 있었다. 신앙이란 시간적, 공간적으로 과거와 현재가 연대하면서 시작되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브뤼기에르 주교의 발자취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되기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한국교회 첫 영세자 이승훈(베드로, 1756~1801)이 나오고, 브뤼기에르 주교가 끝내 살아서는 조선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그의 유해가 지나갔던 중국 변문(邊門, 비엔먼)은 한국교회 역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장소다. 순례단은 이승훈이 세례받았던 중국 북당(北堂), 변문을 찾아 브뤼기에르 주교가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되기 전후의 역사를 추적했다. ■ 북당에서 찾은 한국교회의 뿌리 순례단은 4월 16일 중국 베이징공항에 도착한 첫날 한국교회 첫 영세자 이승훈이 예수회 선교사 그라몽 신부에게 세례받은 북당을 찾았다. 순례단은 북당에 앞서 베이징의 대표적 천주교 유적 중 한 곳인 남당(南堂)을 먼저 방문했다. 이승훈도 1783년 말에 베이징에 간 뒤 남당에서도 천주교를 접했기 때문에 순례단은 남당 순례에 큰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방문 당시 남당은 보수 공사 중에 있어 성당 마당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잠겨 있었다. 다행히 남당을 관리하는 중국인 신자가 한국 순례단을 배려해 외부 출입문을 열어 주면서 성당 마당까지는 들어갈 수 있었다. 성당 내부 공사 관계로 성당 안까지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남당을 두 눈으로 본다는 사실만으로 순례단은 큰 감동을 받았다. 예수회 마테오 리치 신부가 1605년에 지은 남당은 1775년에 불탔다가 다음 해 다시 지어져 현존하는 중국 천주교 성당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며, 중국을 방문하는 조선 사신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였다. 남당을 뒤로 하고 북당으로 향한 순례단은 이승훈이 세례받은 바로 그곳을 순례한다는 생각에 도착 전부터 일찌감치 감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록 1703년 12월 처음 봉헌된 북당이 19세기 후반, 천주교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당대의 권력자 서태후의 명으로 현재 위치로 이전했던 내력에서 이승훈이 세례받은 북당이 지금의 북당과 동일성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순례단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장소와 외형은 달라졌을지라도 그 안에 담긴 상징적 역사성은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순례단을 인솔한 원종현 신부(야고보·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는 “이곳에서 우리 신앙의 뿌리와 연대성, 새 하늘과 새 땅의 의미를 찾자”고 말했다. 서울 순교자현양회 조화수(바오로) 회장 또한 “북당에 들어섰을 때, 이승훈이 세례받던 장면을 상상하면서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감격이 밀려왔다”고 밝혔다. 순례단이 북당 방문을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평일에는 오전에만 미사가 봉헌되는 북당에서 오후 4시30분경부터 원 신부 주례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당 공동체가 한국 순례단을 환대해 주었다. 원 신부는 강론에서 “이승훈 베드로가 여기 북당에서 세례받은 뒤 조선으로 돌아가 서울 수표교 이벽(요한 세례자)의 집에서 신앙 공동체를 형성한 1784년이 한국교회 신앙 원년이 된다”며 “뿌리 없이 나오는 신앙은 없다”고 강조했다. 원 신부는 1784년 이승훈의 세례, 1831년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브뤼기에르 주교 임명, 1962년 한국교회에 정식 교계제도 성립이 서로 별개가 아닌 역사적 연속성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순례단은 보편지향기도에서 브뤼기에르 주교가 하루라도 빨리 시복시성되기를 기원하고, 그의 강한 믿음을 본받겠다고 다짐했다. 미사 후 순례단은 제대 뒤쪽 공간에 설치돼 있는 복자 주문모(야고보) 신부,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하느님의 종 이승훈의 유리화를 보며 또 한 번 시공을 초월한 신앙의 연대성을 발견하고 감격했다. 가톨릭 성직자로는 처음으로 1795년 1월 조선에 입국한 중국인 주문모 신부, 한국인 첫 사제 성 김대건 신부, 한국교회 첫 영세자 이승훈이 중국교회에서도 기념되고 있었다. ■ 초기 한국교회의 관문 ‘변문’ 순례단이 한국교회사의 관문이며 통로인 변문을 찾은 것은 4월 20일 오전이었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단동(丹東, 단둥)과 북한 신의주로 이어지는 철길 옆에 위치한 변문 표지석이 순례단을 맞아 주었다. ‘변문진’(邊門鎭)이라 새겨진 표지석은 오랜 세월이 흘러 모서리가 마모돼 있었다. 옛 표지석 바로 가까이에는 중국 행정당국에서 최근에 큰 바위에 붉은 글씨로 변문진을 새겨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새 표지석도 볼 수 있었다. 순례단은 초창기 한국교회를 이끌어 갔던 인물들이 중국에서 조선으로, 조선에서 중국으로 목숨까지 걸고 변문으로 드나들었던 역사를 상기하며 변문 표지석을 쓰다듬고 안아 보았다. 이승훈이 변문을 거쳐 중국 북당에서 처음 세례를 받고 조선으로 돌아왔고, 주문모 신부가 변문을 지나 조선에 입국했다. 김대건, 최양업(토마스), 최방제(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1836년 12월 마카오 유학길을 떠날 때 변문을 지나갔고, 김대건은 1844년 12월 부제품을 받고 1845년 1월 변문에서 조선 신자들을 만나 한양에 들어왔다. 가경자 최양업 신부도 1849년 4월 사제품을 받기 전후에 여러 차례 변문을 통한 조선 입국을 시도한 끝에 결국 조선에 들어와 신자들을 돌보다 ‘땀의 순교자’가 됐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1831년에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변문을 드나들며 조선의 신앙공동체 상황을 전했던 많은 조선 신자들의 노고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순례단은 이번 순례에 동행한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김기혁(요한 레오나르도) 순교자현양위원장으로부터 중국에서 변문으로 불리던 장소가 조선에서는 ‘책문’(柵門), 현지인들에게는 ‘가자문’(架子門)으로 불렸던 사실과 변문의 역사, 지리적 의미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를 통해 변문이 교회사적으로는 물론 한국 근대사에서도 새 역사를 열어가는 장소였음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서울 순교자현양회 최만기(바오로) 부회장은 “한국교회 초창기 역사가 이뤄졌던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한 곳인 변문을 순례하며, 목숨까지 바쳤던 우리 신앙 선조들의 헌신에 큰 감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각 교구 본당 사제들이 참석한 교황청 시노드 모임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선교사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전 세계 200여 개 본당 사제들은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교황청에서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을 열고 본당 안에서 사목하며 실제 체험했던 시노달리타스 실현 방안을 공유하고 토의했다. 교황은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 마지막 날인 5월 2일 교황청 시노드 홀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사제들과 만나 시노달리타스를 언급한 서한에 서명해 전달했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이 편지를 받은 사제들이 편지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기를 원한다”며 “주교들에게도 편지 내용을 들려 주고 동료 사제들과도 공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은 각 나라 사제들의 사목 체험을 공유하는 한편 논의된 내용을 올해 10월 교황청에서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2회기 「의안집」 작성에 반영하려는 목적에서 개최됐다. 미국 알링턴교구 성 찰스본당의 도널드 J. 플랜티 주니어 신부는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에 함께한 사제들이 확실히 공유한 내용은 사제라는 정체성과 사제로서의 사명을 사랑하자는 것”이라며 “본당 사제와 신자들이 희망과 꿈을 공유하는 것은 본당 활동에서 책임을 나누면서 시노드적인 교회를 건설하는 데 핵심 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플랜티 신부는 또한 “자기 본당을 알고, 본당 신자들을 사랑하는 사제라면, 사목협의회나 재정위원회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비공식적인 기구를 통해서도 본당 공동체와 소통한다”며 “궁극적으로 사제들은 사목 계획을 세우거나 결정할 때, 신자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텍사스 ‘기적의 메달 성모 마리아 본당’ 사제인 클린트 레슬러 신부는 본당 안에서 요구되는 시노달리타스에서 식별의 중요성과 관련해 “영적인 식별에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더해져야 하는데, 시노달리타스란 사람들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목소리 안에 있는 하느님 목소리를 듣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에 참석한 일부 사제들은 “시노달리타스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명확하게 조정된 절차가 아닌 무작위적으로 선택된 목소리에 의해 교회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제3대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가 의정부교구장좌에 착좌했다. 의정부교구는 5월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손희송 주교의 착좌 미사를 거행하고, 새로운 목자를 맞은 교구가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고 새 교구장과의 유대로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가 되길 기도했다. 미사에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의정부교구 초대 교구장 이한택(요셉) 주교, 2대 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를 비롯한 한국 주교단과 주한 교황대사 직무대행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이 함께했다. 또 김동연 경기도지사,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등 4700여 명이 참석했다. 미사 중 열린 착좌식은 손 주교를 교구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교황 교서 낭독,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의 착좌록 서명 등으로 진행됐다. 서명 후 손 주교는 전임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에게서 목장을 받고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이 주교의 인도 아래 교구장좌에 착좌했다. 손 주교는 강론에서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1서 4장에서 자신을 ‘그리스도의 시종'이고 ‘하느님의 신비를 맡은 관리인’이라고 말한 것처럼, 교구장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나는 그분의 일꾼이자 관리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구장은 진리와 사랑으로 교회를 가꾸고 보호하며 성장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다”며 “또 마찬가지로 교구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교구 공동체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일치된 교회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영성체 후 열린 축하식에서는 손 주교 약력 보고와 꽃다발 및 영적 예물 증정, 전임 교구장 이기헌 주교의 인사와 내빈 축사가 있었다. 의정부교구 신자들이 손 주교에게 전한 영적예물은 미사·영성체 8만2375회, 묵주기도 82만7155단, 성체조배 4만6622회, 희생 6만6060회, 새 교구장을 위한 기도 20만1242회다. 이 주교는 “풍부한 학식과 덕을 갖추고 서울대교구의 큰 살림을 맡았던 경험을 가진 손 주교님께서 후임 교구장이 돼 기쁘고 든든하다”며 “지난 한 달 가까이 저를 비롯한 교구 모든 본당은 주교님을 위해 매일 기도했다”고 말했다. 또 “고향이 있는 교구로 돌아오신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주님이 원하시는 기본에 충실한 교회를 만드시길 바란다”며 “저도 뒤에서 손 주교님을 위해 조용히 응원하겠다. 14년을 지내고 행복하게 은퇴할 수 있게 돼 교구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용훈 주교는 “손 주교님께서 고향인 의정부교구의 최고 목자로 막중한 직무를 수행하게 되셨다”며 “주교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되돌아보면 ‘준비된 교구장’으로서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추셨기에, 주교회의의 일원이자 지역 교회를 맡은 목자로서 앞으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뉴스

軍 사제단·신자 영적 쉼터 ‘군종영성센터’ 완공

군인 신자들과 군종 사제단이 영적으로 재충전할 수 있는 쉼터인 군종영성센터(센터장 김지훈 미카엘 신부)가 완공됐다. 군종교구는 4월 23일 대전 유성구 월드컵대로307번길 17 현지에서 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 주례로 군종영성센터 축복식을 열었다. 1년여 공사를 마친 센터는 이날 축복식을 통해 교구 신자들과 후원회 회원들의 신앙심 증진 및 쉼을 위한 공간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교구는 다른 교구와 달리 군인이라는 신분 특수성이 있는 신자들을 고려해 지난해 6월 센터 건축 공사에 착수했다. 군인 신자들은 훈련 및 당직 근무, 부대 일정으로 인해 피정 계획 및 날짜를 잡기 힘들다. 또 피정을 진행하다가도 부대에 먼저 복귀하거나 참가를 취소해야 하는 등 변수도 발생한다. 교구는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한 유기적 피정 및 교육이 열릴 장소로 센터 개소를 준비해 온 것이다. 시설로는 친교실, 강당, 경당 등 교구 신자들의 피정 및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됐다. 주교관과 사제관도 있어, 전국을 누비며 장병 위문 등 사목활동을 펼치고 군에서 요구하는 교육 및 파견 등 업무를 진행하는 군종사제들이 잠시 편히 쉴 수 있다. 카페테리아와 게스트하우스 방 3개도 마련돼 있어 방문 신자들도 머물 수 있다. 건물은 영성센터 1개 동, 카페테리아가 있는 부속건축물로 구성돼 대지면적 1481㎡, 건축물의 연면적 918㎡, 지하 1층 및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축복식에서는 건물 각 층 성수 축복, 테이프 커팅식이 이어졌다. 교구 신자들을 위한 영성 쉼터와 기도의 집 필요성에 교구와 공감해 지원금을 보탠 전국 10개 군종후원회와 센터 설계 및 공사 관계자들에게는 공로패가 전달됐다. 서 주교는 축사를 통해 “교구에 신자 및 사제를 포함해 모두가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가 교구 신자 여러분이 번잡함을 덜어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영적 연료를 공급받는 영적 주유소로서 기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복식에 참석한 후원회원 허춘자(마르타·60·삼위일체본당)씨는 “타 교구 피정 장소를 쓸 때는 인원이 꽉 차 있는 등 불편한 적이 많았다”며 “마침내 교구 공동체만을 위한 쉼 공간이 마련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센터에서 신부님을 모시고 미사도 드리는 피정과 그룹 영성 교육 등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희망의 순례’ 전국적인 참여 요청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희망의 순례’에 보다 박차를 가하기 위해 배론성지(주임 박동규 마르코 신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충북 제천 배론성지는 최양업 신부 묘소가 자리한 곳으로, 희망의 순례는 배론성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배론성지는 지난 4월 15일 한국교회 본당 1784곳, 최양업 신부 관련 성지 13곳을 포함해 총 1803곳에 희망의 순례 참여를 독려하는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 서한,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전구기도 안내서, 희망의 순례 안내 대형 포스터, 최양업 신부 약력과 소개 자료 등을 발송했다. 또한 희망의 순례 안내 책자인 「희망의 순례자」 최신 개정판도 동봉했다. 「희망의 순례자」 최신 개정판은 몸이 불편한 신자나 순례에 참여하고 싶어도 여러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신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희망의 순례 총 3650km의 여정을 묵주기도 1단에 1km씩 대신할 수 있도록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묵주기도 여정’을 새로 추가했다. 묵주기도로 희망의 순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최양업 신부 탄생지인 청양 다락골에서 선종지인 배론성지까지 총 30군데 목적지가 표시된 지도를 참조해 묵주기도 3650단을 바치면 희망의 순례를 완주한 것으로 정식 등재된다. 희망의 순례 완주자 등재 서류는 차후 교황청 시성부에 제출돼 시복 심사자료로 활용된다. 조규만 주교는 서한에서 “최양업 신부님 시복이 미뤄지고 있어 우리의 기도와 정성이 필요하다”며 “최양업 신부님이 시복시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희망의 순례 안내 포스터를 본당에 게시해 주시고 이 순례에 동참해 주시길 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론성지는 희망의 순례에 참여하는 전국 모든 신자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햇살사목센터·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업무협약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한국교회 사목의 활성화를 위해 교회 연구소 두 곳이 손을 잡았다. 햇살사목센터(소장 조재연 비오 신부)와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소장 최영균 시몬 신부)는 4월 26일 서울 혜화동 햇살사목센터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가톨릭교회와 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과제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교회 사목 활성화에 기여할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두 기관은 우선 교회 사목 활성화에 도움이 될 주제를 선정해 정기적으로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첫 심포지엄은 내년 상반기 세계청년대회 관련 주제로 내년에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두 기관은 향후 공동 연구 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면 손을 맞잡고 어느 영역이든 함께 연구를 기획, 실행할 예정이다. 조재연 신부는 “교회 연구소가 많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는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역량 있는 오래된 연구소”라면서 “양 기관이 연구와 활동에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영균 신부는 “두 연구소가 협업해 한국교회 사목의 성숙을 위해 노력한다면 교구 간, 연구소 간 연대하는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면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한국교회 안에 큰 반향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종합

100주년 앞둔 본당 역사·문화재적 가치 조명

전주교구 둔율동본당(주임 김병희 요셉 신부)은 4월 27일 제3회 학술 세미나를 열어 2029년에 있을 설립 100주년을 향해가는 본당의 역사와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는 개회사에서 둔율동본당의 역사를 돌아보며 “둔율동본당이 100주년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며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아름다운 공동체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광(이냐시오) 고려대 명예교수는 ‘100년의 역사를 통해서 드러나는 복음화의 여정’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조광 교수는 “둔율동본당 교회사가 복음화의 사명을 다하는 교회의 위상을 찾아가길 바란다”며 “사회의 아픔을 품는 교회로 전진하는 노력이 드러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전교구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성태(요셉) 신부는 ‘군산 둔율동성당의 발전과정’에 관해 발제했으며,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인 단국대 김정신(스테파노) 명예교수는 ‘군산 둔율동성당 원형복원’에 관해, 해미신앙문화연구원 권영파(베아트리체) 부원장이 ‘둔율동성당에서 바라보는 순례와 관광’에 대해 발제했다. 아울러 집중토론에서는 본당 공동체가 지역사회 안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역할을 성찰했다. 둔율동성당은 2015년, 본당의 ‘성전신축기’와 ‘건축허가신청서’는 2020년 국가등록재에 지정됐다. 이에 본당은 2017년과 2021년에 각각 학술 세미나를 열고 둔율동본당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조명한 바 있다. 오안라 명예기자

장애인 성사생활 위한 사목적 배려 모색

한국교회가 장애인을 복지 대상만이 아닌 사목 대상임을 되새겨 전례 공동체 일원으로서 신앙생활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이러한 논의는 4월 25일~27일 수원교구 양지 영성교육원에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산하 한국가톨릭장애인사도직협의회(회장 현동준 도미니코, 지도 김재섭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이하 한가장)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다뤄졌다. ‘장애인의 성사생활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는 장애인들도 신자로서 권리와 의무를 실행할 수 있도록 구조적 장벽이 사라지고, 장애인 사목에 대한 교회의 배려가 넓어질 필요성에 대해 나누는 자리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특히 재가 장애인이 본당에서 전례 공동체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교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모았다. 김재섭 신부의 주제강의로 시작한 세미나는 장애인 당사자 및 장애인과 동반하는 사제단, 연구자, 봉사자 등의 발제와 토의로 이어졌다. 김 신부는 한국교회가 장애인을 복지 대상으로 여겨 시설 운영에만 중점을 뒀으며,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충실히 돌보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도 신자로서 권리와 의무를 실행할 수 있도록 교구 차원을 넘은 전국적 사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교회 가르침도 장애인의 성사 생활을 보장하고 있다는 내용의 강의도 마련됐다. 한국가톨릭발달장애 부모모임 동반 사제 김길민(크리스토폴) 신부는 “성사생활과 교육은 모든 신자에게 있어서 권리이자 의무이며, 교회와 사목자들의 의무”(「교회법」제217조, 제843조)라며 “장애인이 성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애인을 주체로 바라보는 사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청주교구 충북재활원 원장 김성우(이사악) 신부는 “해외에서는 제대와 가까운 자리에 장애인석을 마련하고 독서대와 제대로 이어지는 경사로 등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례를 도입해 장애인들이 전례 생활에서 방관자로 머물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장애인 전담사제 임명과 교회 차원의 위원회 구성 필요성도 지적했다. 수원교구 가톨릭농아선교회 안민기(스테파노) 회장은 “장애인 신자들이 원하는 것은 전담 위원회에서 통합 교육을 하고 성사를 주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장애인들도 언제든 능동적으로 전례와 성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행사에서는 교회 건물의 장애인 접근성 문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리교육 교재, 발달장애인·농인에 대한 교리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논의했다. 한가장 연구위원회(위원장 정중규 베네딕토, 담당 김길민 신부)는 세미나 자료와 토론 내용을 수렴해 전국에서 통용 가능한 ‘장애인성사거행지침’을 마련하고 주교회의에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