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

청년밥상 문간, ‘슬로우(SLOW)점’ 개점

박주헌
입력일 2024-03-29 수정일 2024-04-02 발행일 2024-04-07 제 338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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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 청년들, 선입견 깨고 “당당히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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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서울 종로구 동숭3길 33 현지에서 열린 청년밥상 문간 슬로우점 개점식에서 경계선 지능 청년들에 대한 직무 교육 수료증 및 채용장 전달 후 이문수 신부(맨 오른쪽)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박주헌 기자

“천천히 오래 끓여야 깊은 맛이 나는 김치찌개처럼, 조금 느리지만 더 따뜻하게 천천히 오래 함께해 보겠습니다.”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채용하는 ‘상생일터’ 청년밥상 문간(이사장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 이하 청년문간) 슬로우(SLOW) 대학로점(이하 슬로우점)이 3월 29일 서울 종로구 동숭3길 33 현지에서 개점했다. 이날 열린 개점식에서는 10주간 직무 교육을 마친 경계선 지능 청년 11명이 수료증과 채용장을 받으며 자립과 성장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사장 이문수 신부(글라렛선교수도회)는 사회 안전망에서 소외된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고용해 자립을 돕고자 지난해 1월 슬로우점 개점을 추진했다. 이들은 장애정도판정기준에 명시된 지적장애(지능지수 70 이하)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 지능(지능지수 100~105)에 미달해 보통보다 느린 학습 능력으로 인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 아직 국가 차원의 지원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가 학령기 취업으로 연계되는 기술 습득 기회가 부족해 단기 아르바이트 경험 외에는 안정적 일자리를 가지기 힘들다.

이에 따라 청년문간은 2019년부터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발굴하고 취업 훈련 등을 지원한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성복)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1월 실습 교육에 착수했다. 경계선 지능 청년 20여 명이 청년문간 정릉점에서 서빙, 조리 보조, 홀 정리 등 다른 일터에서도 일을 할 수 있도록 업무 역량을 키웠다.

이성복 관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어려운 청년들에게는 따뜻한 밥을 제공하고, 그들보다 약간 느린 경계선 지능 청년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큰일을 해내신 이 신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의 많은 분야에 경계선 지능 청년들이 적응해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신부는 개회사를 통해 “대학로에서 개점한 첫 슬로우점이 잘 정착하면 앞으로 다른 슬로우점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많은 분이 마음을 모아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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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밥상 문간 슬로우점 전경. 사진 박주헌 기자

4월 1일부터 정식 영업하는 슬로우점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오후 5시시부터 8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계선 지능 청년들에게 안전한 근무 환경을 위해 주방에는 인덕션 화구가, 홀에는 인덕션 테이블이 배치됐다.

3000원에 김치찌개를 제공하는 청년문간은 후원과 기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지속적 운영을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 지점마다 월평균 600만 원가량 적자가 나고 있다. 슬로우점 이지혜(이스베리카) 점장은 “식재료를 썰고 뜨거운 냄비를 들고 서빙하는 등, 가르쳐주는 대로 열심히 잘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선입견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의: 02-741-6031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 후원 계좌: 농협 301-0272-7703-61, 신협 131-021-295883 예금주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