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조선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님 발자취를 따라서’ 순례단은 브뤼기에르 주교가 자신의 사목지인 조선에 입국하기 위해 거쳐 갔던 중국 대륙 곳곳을 순례하며 한국교회 신앙의 뿌리와 더불어 ‘신앙의 연대성’을 깊이 묵상할 수 있었다. 신앙이란 시간적, 공간적으로 과거와 현재가 연대하면서 시작되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브뤼기에르 주교의 발자취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되기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한국교회 첫 영세자 이승훈(베드로, 1756~1801)이 나오고, 브뤼기에르 주교가 끝내 살아서는 조선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그의 유해가 지나갔던 중국 변문(邊門, 비엔먼)은 한국교회 역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장소다. 순례단은 이승훈이 세례받았던 중국 북당(北堂), 변문을 찾아 브뤼기에르 주교가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되기 전후의 역사를 추적했다. ■ 북당에서 찾은 한국교회의 뿌리 순례단은 4월 16일 중국 베이징공항에 도착한 첫날 한국교회 첫 영세자 이승훈이 예수회 선교사 그라몽 신부에게 세례받은 북당을 찾았다. 순례단은 북당에 앞서 베이징의 대표적 천주교 유적 중 한 곳인 남당(南堂)을 먼저 방문했다. 이승훈도 1783년 말에 베이징에 간 뒤 남당에서도 천주교를 접했기 때문에 순례단은 남당 순례에 큰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방문 당시 남당은 보수 공사 중에 있어 성당 마당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잠겨 있었다. 다행히 남당을 관리하는 중국인 신자가 한국 순례단을 배려해 외부 출입문을 열어 주면서 성당 마당까지는 들어갈 수 있었다. 성당 내부 공사 관계로 성당 안까지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남당을 두 눈으로 본다는 사실만으로 순례단은 큰 감동을 받았다. 예수회 마테오 리치 신부가 1605년에 지은 남당은 1775년에 불탔다가 다음 해 다시 지어져 현존하는 중국 천주교 성당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며, 중국을 방문하는 조선 사신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였다. 남당을 뒤로 하고 북당으로 향한 순례단은 이승훈이 세례받은 바로 그곳을 순례한다는 생각에 도착 전부터 일찌감치 감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록 1703년 12월 처음 봉헌된 북당이 19세기 후반, 천주교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당대의 권력자 서태후의 명으로 현재 위치로 이전했던 내력에서 이승훈이 세례받은 북당이 지금의 북당과 동일성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순례단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장소와 외형은 달라졌을지라도 그 안에 담긴 상징적 역사성은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순례단을 인솔한 원종현 신부(야고보·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는 “이곳에서 우리 신앙의 뿌리와 연대성, 새 하늘과 새 땅의 의미를 찾자”고 말했다. 서울 순교자현양회 조화수(바오로) 회장 또한 “북당에 들어섰을 때, 이승훈이 세례받던 장면을 상상하면서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감격이 밀려왔다”고 밝혔다. 순례단이 북당 방문을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평일에는 오전에만 미사가 봉헌되는 북당에서 오후 4시30분경부터 원 신부 주례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당 공동체가 한국 순례단을 환대해 주었다. 원 신부는 강론에서 “이승훈 베드로가 여기 북당에서 세례받은 뒤 조선으로 돌아가 서울 수표교 이벽(요한 세례자)의 집에서 신앙 공동체를 형성한 1784년이 한국교회 신앙 원년이 된다”며 “뿌리 없이 나오는 신앙은 없다”고 강조했다. 원 신부는 1784년 이승훈의 세례, 1831년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브뤼기에르 주교 임명, 1962년 한국교회에 정식 교계제도 성립이 서로 별개가 아닌 역사적 연속성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순례단은 보편지향기도에서 브뤼기에르 주교가 하루라도 빨리 시복시성되기를 기원하고, 그의 강한 믿음을 본받겠다고 다짐했다. 미사 후 순례단은 제대 뒤쪽 공간에 설치돼 있는 복자 주문모(야고보) 신부,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하느님의 종 이승훈의 유리화를 보며 또 한 번 시공을 초월한 신앙의 연대성을 발견하고 감격했다. 가톨릭 성직자로는 처음으로 1795년 1월 조선에 입국한 중국인 주문모 신부, 한국인 첫 사제 성 김대건 신부, 한국교회 첫 영세자 이승훈이 중국교회에서도 기념되고 있었다. ■ 초기 한국교회의 관문 ‘변문’ 순례단이 한국교회사의 관문이며 통로인 변문을 찾은 것은 4월 20일 오전이었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단동(丹東, 단둥)과 북한 신의주로 이어지는 철길 옆에 위치한 변문 표지석이 순례단을 맞아 주었다. ‘변문진’(邊門鎭)이라 새겨진 표지석은 오랜 세월이 흘러 모서리가 마모돼 있었다. 옛 표지석 바로 가까이에는 중국 행정당국에서 최근에 큰 바위에 붉은 글씨로 변문진을 새겨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새 표지석도 볼 수 있었다. 순례단은 초창기 한국교회를 이끌어 갔던 인물들이 중국에서 조선으로, 조선에서 중국으로 목숨까지 걸고 변문으로 드나들었던 역사를 상기하며 변문 표지석을 쓰다듬고 안아 보았다. 이승훈이 변문을 거쳐 중국 북당에서 처음 세례를 받고 조선으로 돌아왔고, 주문모 신부가 변문을 지나 조선에 입국했다. 김대건, 최양업(토마스), 최방제(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1836년 12월 마카오 유학길을 떠날 때 변문을 지나갔고, 김대건은 1844년 12월 부제품을 받고 1845년 1월 변문에서 조선 신자들을 만나 한양에 들어왔다. 가경자 최양업 신부도 1849년 4월 사제품을 받기 전후에 여러 차례 변문을 통한 조선 입국을 시도한 끝에 결국 조선에 들어와 신자들을 돌보다 ‘땀의 순교자’가 됐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1831년에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변문을 드나들며 조선의 신앙공동체 상황을 전했던 많은 조선 신자들의 노고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순례단은 이번 순례에 동행한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김기혁(요한 레오나르도) 순교자현양위원장으로부터 중국에서 변문으로 불리던 장소가 조선에서는 ‘책문’(柵門), 현지인들에게는 ‘가자문’(架子門)으로 불렸던 사실과 변문의 역사, 지리적 의미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를 통해 변문이 교회사적으로는 물론 한국 근대사에서도 새 역사를 열어가는 장소였음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서울 순교자현양회 최만기(바오로) 부회장은 “한국교회 초창기 역사가 이뤄졌던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한 곳인 변문을 순례하며, 목숨까지 바쳤던 우리 신앙 선조들의 헌신에 큰 감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각 교구 본당 사제들이 참석한 교황청 시노드 모임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선교사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전 세계 200여 개 본당 사제들은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교황청에서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을 열고 본당 안에서 사목하며 실제 체험했던 시노달리타스 실현 방안을 공유하고 토의했다. 교황은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 마지막 날인 5월 2일 교황청 시노드 홀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사제들과 만나 시노달리타스를 언급한 서한에 서명해 전달했다. 교황은 이 서한에서 “이 편지를 받은 사제들이 편지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기를 원한다”며 “주교들에게도 편지 내용을 들려 주고 동료 사제들과도 공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은 각 나라 사제들의 사목 체험을 공유하는 한편 논의된 내용을 올해 10월 교황청에서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2회기 「의안집」 작성에 반영하려는 목적에서 개최됐다. 미국 알링턴교구 성 찰스본당의 도널드 J. 플랜티 주니어 신부는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에 함께한 사제들이 확실히 공유한 내용은 사제라는 정체성과 사제로서의 사명을 사랑하자는 것”이라며 “본당 사제와 신자들이 희망과 꿈을 공유하는 것은 본당 활동에서 책임을 나누면서 시노드적인 교회를 건설하는 데 핵심 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플랜티 신부는 또한 “자기 본당을 알고, 본당 신자들을 사랑하는 사제라면, 사목협의회나 재정위원회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비공식적인 기구를 통해서도 본당 공동체와 소통한다”며 “궁극적으로 사제들은 사목 계획을 세우거나 결정할 때, 신자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텍사스 ‘기적의 메달 성모 마리아 본당’ 사제인 클린트 레슬러 신부는 본당 안에서 요구되는 시노달리타스에서 식별의 중요성과 관련해 “영적인 식별에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더해져야 하는데, 시노달리타스란 사람들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목소리 안에 있는 하느님 목소리를 듣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본당 사제 시노드 모임에 참석한 일부 사제들은 “시노달리타스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명확하게 조정된 절차가 아닌 무작위적으로 선택된 목소리에 의해 교회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제3대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가 의정부교구장좌에 착좌했다. 의정부교구는 5월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손희송 주교의 착좌 미사를 거행하고, 새로운 목자를 맞은 교구가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고 새 교구장과의 유대로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가 되길 기도했다. 미사에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의정부교구 초대 교구장 이한택(요셉) 주교, 2대 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를 비롯한 한국 주교단과 주한 교황대사 직무대행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이 함께했다. 또 김동연 경기도지사,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등 4700여 명이 참석했다. 미사 중 열린 착좌식은 손 주교를 교구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교황 교서 낭독,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의 착좌록 서명 등으로 진행됐다. 서명 후 손 주교는 전임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에게서 목장을 받고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이 주교의 인도 아래 교구장좌에 착좌했다. 손 주교는 강론에서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1서 4장에서 자신을 ‘그리스도의 시종'이고 ‘하느님의 신비를 맡은 관리인’이라고 말한 것처럼, 교구장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나는 그분의 일꾼이자 관리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구장은 진리와 사랑으로 교회를 가꾸고 보호하며 성장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다”며 “또 마찬가지로 교구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교구 공동체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일치된 교회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영성체 후 열린 축하식에서는 손 주교 약력 보고와 꽃다발 및 영적 예물 증정, 전임 교구장 이기헌 주교의 인사와 내빈 축사가 있었다. 의정부교구 신자들이 손 주교에게 전한 영적예물은 미사·영성체 8만2375회, 묵주기도 82만7155단, 성체조배 4만6622회, 희생 6만6060회, 새 교구장을 위한 기도 20만1242회다. 이 주교는 “풍부한 학식과 덕을 갖추고 서울대교구의 큰 살림을 맡았던 경험을 가진 손 주교님께서 후임 교구장이 돼 기쁘고 든든하다”며 “지난 한 달 가까이 저를 비롯한 교구 모든 본당은 주교님을 위해 매일 기도했다”고 말했다. 또 “고향이 있는 교구로 돌아오신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주님이 원하시는 기본에 충실한 교회를 만드시길 바란다”며 “저도 뒤에서 손 주교님을 위해 조용히 응원하겠다. 14년을 지내고 행복하게 은퇴할 수 있게 돼 교구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용훈 주교는 “손 주교님께서 고향인 의정부교구의 최고 목자로 막중한 직무를 수행하게 되셨다”며 “주교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되돌아보면 ‘준비된 교구장’으로서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추셨기에, 주교회의의 일원이자 지역 교회를 맡은 목자로서 앞으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뉴스

“청년들이 통일에 관심 갖도록 교회가 이끌어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평화나눔연구소(소장 정수용 이냐시오 신부) 주관으로 5월 3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층에서 연구소 창립 9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고 한반도 평화 실현 방안을 찾았다. ‘한반도 분단 극복과 화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제1세션 ‘한반도 분단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 제2세션 ‘한반도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역할’로 구성됐다. 제1세션 제1발표 ‘한반도 분단이 우리 정치 지형에 미치는 영향’을 맡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한반도 분단체제는 갈수록 군사주의로 수렴되고 있고,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유사시 무력 통일론’이 강하게 똬리를 틀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유사시 무력통일론’을 고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1세션 제2발표는 평화나눔연구소 남경우(펠릭스) 박사가 ‘한반도 분단이 우리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맡았다. 남경우 박사는 “군사쿠데타 이후 들어선 정권들은 반공주의를 통치 전략으로 활용했다”며 “반공주의가 국민과 ‘비국민’을 구분하는 일종의 필터로서 작동한 것으로서, 이러한 과정을 경험한 국민들은 비국민으로 선별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단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바뀌고 있어 과거의 것으로 취급될 뿐, 지금도 우리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 박사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분단에 연결돼 있는, 북한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베드로) 교수는 제2세션 발표 ‘한반도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역할’에서 한반도의 분열과 대립 상황은 과거 냉전 구도의 핵심을 형성했던 이념 갈등을 특징으로 한다고 분석한 뒤 “한국교회는 인도적 차원과 동시에 그리스도적 사랑의 실천과 민족적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대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단은 분명 교회의 가장 큰 십자가이자 극복돼야 할 과제이고,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나은 평화 정착, 화해와 일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정세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한국교회가 남북 화해와 일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로 특히 교회 내 청년들이 통일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갖고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에 대한 전체 교회 차원의 북한 이해, 화해와 일치 증진, 이에 기반한 복음화 전략 등을 담은 중장기적인 교회의 청사진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 교수는 구체적으로, “남북 관계가 완전히 막혀 있는 현재 상황에서 남한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교회가 관심을 갖고 그들을 도우면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년들 몸과 마음 온기로 가득차길”

청년들이 3000원으로 김치찌개 식사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식당 ‘청년밥상빨라우’가 인천 인하대학교 후문 거리에 개업했다. 식당은 재속 전교 가르멜회와 전교 가르멜 수녀회가 운영한다. 청년빨라우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혜숙 제르투르다, 이하 협동조합)은 5월 4일 인천 미추홀구 경인남길30번길 39 현지에서 ‘청년밥상빨라우’(이하 청년빨라우) 인하대점 개점 축복미사를 봉헌했다. 재속회원들과 수녀들은 청년빨라우가 인천의 취약계층 청년들이 양질의 식사를 하고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사랑의 터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이날 미사를 봉헌했다. 재속 전교 가르멜회(회장 김지연 테클라·지도 심종미 젬마 수녀)는 수녀회·재속회 설립자인 복자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의 영성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청년빨라우 개점을 추진했다. “교회가 무한히 아름답고 사랑스럽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선포한다”는 빨라우 신부의 사명에 따라, 희망을 잃어가는 청년들에게 교회의 아름다움을 선포하는 곳이 되도록 지난해 식당을 사도직 사업으로 결정했다. 여러 사업 중에서도 식사 지원 사업으로 결정한 건 청년들이 최소한 밥만큼은 차별 없이 배불리 먹을 수 있길 바라서다. 스스로 학자금 대출을 받아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느라 즉석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종종 그마저도 거르는 청년들에게 ‘어머니처럼 품어주는 교회를 알려주려는’ 진심이다. 재속회원들은 지난해 청년밥상 문간(이하 청년문간) 이사장 이문수 신부(가브리엘·글라렛 선교 수도회)로부터 운영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자문을 구했다. 청년문간에서 현장실습 및 봉사를 하고, 청년문간 여러 지점을 방문하며 공익성과 비영리성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위한 식당을 운영하는 구체적 노하우를 익혔다. 또 어려운 청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장소도 특별히 대학가인 인하대학교 후문 거리로 선정했다. 메뉴와 가격도 청년문간과 같이 구성했다. 김치찌개(3000원) 단일 메뉴이며 공기밥은 무한 리필이다. 미사는 인천 용현동본당 주임 송기철(이사악) 신부가 주례하고 이문수 신부 등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이 신부는 축사에서 “청년빨라우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청년들이 이곳에서 몸과 마음을 온기로 채우고 갈 수 있도록 많이 헌신하고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송 신부는 강론을 통해 “빨라우 신부님처럼 활동 전에 관상을, 일하기 전에 침묵과 고독을 동반해 마르지 않는 사랑의 힘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청년빨라우는 5월 7일부터 정상 영업한다. 개점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3시다. ※ 문의 032-212-1811, 010-3181-1811 청년밥상빨라우 인하대점

종합

“벽돌 하나하나 직접 쌓아올린 본당 일치의 상징”

지난해 신설된 인천교구 아라동본당(주임 김민중 안드레아 신부) 신자들은 “직접 성당을 짓지는 못해도 성모당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공동체적 사랑을 모아 손수 성모당을 만들었다. 성모당 축복식은 5월 4일 성모의 밤 행사에서 열렸다. 신자들이 직접 벽돌을 쌓고 크고 작은 봉헌으로 조성한 성모당은 서로 격려하는 본당 공동체의 돈독한 관계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1년 만에 새 성당의 모든 건축 공사를 마친 본당은 본격적으로 새 성당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것을 앞두고 성모당을 조성했다. 성모동산과 같은 공간이 마련돼 신자들이 머물면서 차분하게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길 바라는 주임 김민중 신부의 뜻도 있었지만, 건축비도 절감하고 공동체 화합까지 도모하는 계기로 신자들이 직접 성모당 건축에 정성을 보탰다. 특히 남성 신자들의 역할이 컸다. 건설사 현장소장이었거나 목공, 조적(組積) 경험이 있는 남성 신자들을 주축으로 남성 봉사자 및 성인 복사단이 직접 건축에 착수했다. 동영상을 찾아보며 벽돌 쌓는 공부를 해야 했고, 잘못 쌓으면 철거하고 다시 쌓아야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푸집을 만들면 이어서 벽돌을 올리는 작업이 이어졌다. 주말에도 성당에 출근하다시피 해야 했고, 공휴일에도 함께 벽돌을 쌓았다. 같이 몸을 움직일 수는 없어도 격려하고 응원하는 교우들의 정성은 피로를 싹 가시게 했다. “‘형제들의 수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없다’며 소소한 간식을 지원해 주는 등 본당 공동체의 마음에 없던 힘도 다시 생겨나는 것 같다”고 남성 신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성모당을 만들며 본당 공동체의 신앙도 깊어졌다. 주일미사 참례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옛날과 달리 시간을 내어 몸과 마음으로 신앙을 실천하고, 작은 희생을 통해 느끼는 보람에 눈떴다. 성인 복사단 윤상일(프란치스코) 단원은 “교우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협동하고, 힘든 일을 나누며 땀을 흘리는 경험이 신앙생활을 더욱 성숙하게 이끌었다”며 “신앙 안에서 굳건하고 의미 있는 공동체가 돼가고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서로를 위해 헌신과 봉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본당 신자들의 유별난 공동체 사랑으로 성모당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본당 단합의 상징과도 같은 성모당을 보며 신자들이 앞으로도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며 아름다운 터전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 수궁동본당 첫영성체반 명동대성당 성지순례

서울 수궁동본당(주임 임동국 라우렌시오 신부) 첫영성체반 어린이들이 5월 4일 주교좌명동대성에서 ‘2024년 첫영성체 가족 성지순례’를 하며 신앙심을 키웠다. 이번 가족 성지순례에는 수궁동본당 첫영성체 교리반 초등학생 9명과 부모, 임동국 주임신부, 주일학교 교사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를 주제로 진행된 성지순례는 한국교회의 중심지이자 순교자 유해가 모셔진 명동대성당을 방문함으로써 첫영성체반 어린이들이 예수님을 성심껏 모시는 신앙인으로 자라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했다. 명동대성당 지하성당 순교자 유해 앞에서 기도를 바친 어린이들은 서울대교구청 로비에서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도 예방했다. 정 대주교는 어린이들에게 첫영성체를 앞둔 소감을 물은 뒤 “하느님 말씀은 성경을 읽으면서 접할 수 있지만 부모님 말씀을 통해서도 여러분에게 전해진다"며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어린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첫영성체를 준비하고 있는 박윤경(마리아·초등학교 5학년)양은 “대주교님을 만난다는 생각에 떨렸다”며 “대주교님께서 편지를 기쁘게 받으시면 좋겠고 또 뵙고 싶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이후 서울대교구 역사관 관람,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박물관 등을 찾았다. 수궁동본당 첫영성체반은 6월 1일 첫영성체를 한다.

광주대교구 흑산성당 선교사의 집·묵상의 집 축복

광주대교구는 5월 4일 흑산성당(주임 유창훈 요셉 신부) 선교사의 집과 묵상의 집 축복식을 열었다. 축복식에는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와 전임 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서삼석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례했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앞으로 광주대교구는 흑산본당이 발전하도록 도울 것이며, 문화적인 가치들이 잘 유지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우리 교우들뿐만 아니라 흑산도를 찾는 모든 분이 행복한 순례 그리고 행복한 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용욱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은 축사에서 “선교사의 집과 묵상의 집이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돼 흑산도를 찾는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만족도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선교사의 집, 묵상의 집뿐만 아니라 흑산도가 K-관광섬, 관광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교사의 집은 대지면적 9894㎡에 2층 건축물로 1층은 198㎡, 2층은 129㎡ 총 건축면적 328㎡로 신축됐다. 묵상의 집은 각 동 2층 건축물이며 1층 42㎡, 2층 18㎡로 총 10동이 흑산도와 흑산성당을 찾는 순례자들의 피정 연수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흑산도는 신유박해로 유배된 손암 정약전(안드레아·1758~1816)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교구는 신안군과 함께 ‘정약전 평화의 길’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