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신임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 삶과 신앙

이주연
입력일 2024-03-18 수정일 2024-03-21 발행일 2024-03-24 제 3385호 10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매사 성실하고 따뜻한 성품과 늘 소통하는 합리적 면모
안정 속에서 의정부교구가 기틀 다질 것이라는 기대 한 몸에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베네딕토) 주교가 3월 13일 제3대 의정부교구장으로 임명됐다. 2015년 주교품 후 서울대교구장을 보필해 온 손 주교는 이제 고향 경기도 연천을 관할하는 의정부교구 수장을 맡아 새로운 주님 포도밭의 일꾼으로 서게 됐다. 손 주교의 삶과 신앙을 알아본다.

Second alt text
2017년 서울 동성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견진성사를 주고 있는 손희송 주교.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손희송 주교를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본 한 후배 사제는 ‘교회적인 사람’이라는 말로 주교로서의 면모를 답했다. ‘교회 가르침에 충실하다’는 설명에 뒤이어 ‘이를 바탕으로 한 진단과 현실 감각이 뛰어나신 분’이라고 밝혔다.

항상 ‘기본에 성실하자’는 신념을 지닌 손 주교는 교의신학을 전공한 신학자로서 신앙에서도 기본을 강조한다. 성사와 말씀, 미사 전례 등을 내용으로 한 다양한 저서를 통해 신자들이 굳건한 신앙을 지닌 행복한 신앙인으로 성장하는 데에 여력을 쏟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신자들이 신앙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사목국 중심으로 온라인 등 비대면 교육의 적극적인 활용을 독려했고, 한편 그런 상황에서도 신앙의 중심인 미사 전례를 잘 지킬 수 있도록 강조했다.

이런 중심에는 손 주교의 깊은 신앙심이 자리 잡고 있다. 독실한 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연천공소 회장이었던 아버지 고(故) 손광호(마태오)씨로부터 말문이 트이기 시작할 무렵 기도부터 배웠던 손 주교는 자연스레 사제 성소를 키웠다. ‘기도하는 사제’와 '하느님 중심, 교회 중심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분' 등의 의견은 가정 신앙 교육을 통해 손 주교 몸에 스며든 기본 신앙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Second alt text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이사장으로서 가수 바다씨에게 홍보대사 위촉장을 전달하는 손희송 주교. 바보의 나눔 제공

명쾌한 판단력과 분별력은 손 주교에 대한 인상을 말할 때 공통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신학교 교수 시절을 함께 보낸 한국성토마스연구소 소장 이재룡(시몬) 신부는 “기본적으로 명석하신 분이고, 조직적이면서도 추진력이 좋다”며 “헌신적으로 총대리 직무에 맡겨진 일을 수행하셨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김연범(안토니오) 신부는 “총대리로서 결정을 내리실 때 신속하게 판단을 해주셔서 업무 추진이 더 원활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평소에 늘 생각하시고 고민하시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로 생각된다”고 했다.

따뜻한 품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진지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선뜻 가까이 다가서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으나 지인들은 ‘굉장히 따뜻하고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교구 사무처 차장 장경진(스테파노) 신부는 “사무처에 부임해 2년 반 정도를 곁에서 뵈었는데, 항상 따뜻한 모습으로 실수가 생겨도 ‘괜찮다’, ‘잘하고 있다’고 격려부터 해주셔서 늘 감사했다”고 말했다.

사목국장 시기에 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를 지도하고 주교 서품 이후에는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장 등을 맡는 등 평신도 사도직과 밀접한 연관을 맺었던 손 주교는 시대가 요청하는 평신도 역할과 위상을 정립하는 데에 관심이 컸다.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권길중(바오로) 전 회장은 “코로나19 시기,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해 구체적인 대안 마련 필요성을 밝히시고 연구를 지원하셨다”며 “또 은퇴한 평신도들을 위한 사목 방안이나 부모와 조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신앙 전수 역할에 대해서도 주목하셨다”고 말했다.

Second alt text
손희송 주교가 2017년 서울대교구 성소주일 미사 중 학생을 안아 올려 소개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그의 합리적 성품과 신앙에 대한 확고함은 의정부교구를 안정화하는 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 소장 변승식(요한 보스코) 신부는 “손희송 주교님의 의정부교구장 임명으로 사제단, 신자를 포함한 전 교구 공동체가 안정되고 안심하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서울대교구에서 분가됐기에 이질감 없이 소통과 통솔이 잘될 것이라 믿으며 안정 속에서 교구가 더 기틀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