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골리앗을 이긴 다윗처럼 / 신동헌 기자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7-09-12 수정일 2017-09-13 발행일 2017-09-17 제 306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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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신자였던 기자가 10여 년 전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6개월간의 교리수업을 받으며 세례명을 미리 정하고 싶었으나 세례를 받기 직전까지 고민했다. 고심 끝에 하느님을 열렬히 찬양했던 ‘다윗’으로 정했다. 책을 뒤져 3월 1일이 축일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세례를 받고 해를 넘겨 첫 영명축일도 지냈다. 그런데 또 다른 ‘다윗’을 만나면서 이스라엘의 왕 다윗의 축일은 12월 29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기자의 생일과 같은 날이었다.

마산교구 창원 명서동본당 ‘영명축일 찾기 운동’ 취재를 하는 동안 세례를 받은 그때가 떠올랐다. ‘고해성사’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성체’는 어떤 맛일지 ‘빨랑카’는 어느 나라 말인지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 말이다. 당연히 축일의 의미도 잘 몰랐다.

가톨릭대사전에는 “세례 때 좋아하는 성인의 이름을 택해 일생 동안 그 성인을 자신의 수호성인으로 특별히 공경하고 보호받으며 그 품행과 성덕(聖德)을 본받으려고 노력한다”고 적혀 있다. 본받으려면 그분이 누구인지 알아야 할 것이고 수호성인께 기도와 전구를 청하는 것으로 신앙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 위험한 말일 수 있으나 몰라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알면 더 풍요로운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다윗’ 성인께 전구를 청한 적이 언제인지 반성하게 된다. ‘다윗’으로 불리지만 ‘다윗’처럼 살아가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얼마나 ‘다윗’을 닮으려 노력했는가도 곱씹어 보게 된다. 하느님을 믿고 돌멩이 다섯 개로 골리앗을 이긴 담대한 믿음을 주시길 기도한다.

신동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