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맞아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9-05 수정일 2017-09-05 발행일 2017-09-10 제 3061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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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동방정교회 공동성명 “상처입은 지구 회복 위해 힘 모으자”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동방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CNS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과 동방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가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현재의 생태위기는 “인류가 하느님의 조력자로서 부여받은 피조물 보호의 사명을 무시하거나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양 교회 수장은 공동성명을 통해 온 인류에게 피조물에 대해 존중과 책임을 다하는 태도를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각국 정부와 기업을 이끄는 지도자들에게는 “수많은 이들의 절규에 응답하고, 상처 입은 지구의 회복을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동방정교회의 수장으로 여겨진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특히 환경보전과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교황과 총대주교는 “인간의 환경과 자연 환경이 함께 악화하고 있으며, 지구 환경 악화는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영향을 준다”면서 “기후변화로 생기는 충격은 주변부의 가난한 이들의 몫”이라고 한탄했다. 또한 두 수장은 “우리는 자연을 더 이상 공통의 선물이 아니라 개인의 사유물로 여기고 있다”면서 “인류는 자연의 지속을 위해 협력하지 않고 우리들 자신만을 위해 군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온 인류의 결연한 공동의 노력이 없다면 현재의 생태위기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공동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연대와 봉사를 통해 위기를 헤쳐 나가자”고 전했다.

동방정교회는 트미트리오스 전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의 제안에 따라 1989년부터 9월 1일을 ‘피조물을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9월 1일은 동방 정교회의 전례력이 시작되는 날로, 피조물과 함께 ‘하느님의 이름 안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한 뒤, 교령을 통해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제정했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할 때 특사를 보내 환영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을 통해 환경을 위한 동방정교회의 노력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당시부터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바로톨로메오 총대주교는 2013년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식에 참가했는데, 11세기 동서교회의 대분열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식 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오찬을 함께 하며 주변의 추기경들에게 “나의 형제 안드레아”라고 소개해, 안드레아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정교회의 전통을 언급하기도 했다.

두 교회 수장은 2014년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이탈리아 로마, 터키 파나르, 2016년 그리스 레스보스 섬과 이탈리아 아시시를 함께 방문하며 일치와 화합에 노력해왔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