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선교지에서 온 편지 - 잠비아] 하느님을 만나면 우리의 삶은 축제가 된다

김종용 신부rn
입력일 2017-09-05 수정일 2017-09-06 발행일 2017-09-10 제 306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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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 신부
이곳 선교지에서 8월은 1년 중 행사가 가장 많은 달입니다. 교구청년대회를 비롯해서 평신도 단체들의 행사가 각기 다른 본당에서 열립니다. 3년 전 교구 미바회의 후원으로 장만한 트럭에 40명에서 많게는 70명이 넘는 교우들을 태우고 다닐 때마다 교우들의 열정과 체력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올해 교구청년축제는 520㎞ 떨어진 잠베지 지구에서 열렸습니다.

트럭이 출발하면서 시작되는 청년들의 노랫소리는 마을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울려 퍼지는데 도중에 검문소와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도착할 때까지 거의 멈추질 않습니다. 아침 8시30분에 출발한 트럭은 우여곡절 끝에 저녁 8시가 되어 목적지에 도착을 했습니다.

7개 지구에서 참가한 1200여 명의 청년들이 7개 종목에서 서로 경쟁을 치렀습니다. 축구, 배구, 네트볼(농구와 비슷한 여성을 위한 게임), 주제토론, 성경암송, 성경퀴즈, 미스&미스터 청년 선발대회 등을 통해 서로의 실력을 과시하고 열띤 응원전과 함께 지구별로 준비한 장기자랑을 통해 젊음의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올해는 우리 본당 청년 3명이 매우 특별한 장기자랑, 바로 태권도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5개월간 한국에서 온 지형배(마르코) 봉사자가 매일 태권도를 가르쳐왔습니다.

8월 15일 잠비아 신자들이 봉사자 지형배(왼쪽 맨 뒤)씨, 선교실습을 간 김대엽(지형배씨 오른쪽) 신학생과 함께 축제에 가기 전 트럭에 올라 앉아있다.

며칠 후에는 사목회 임원들과 소공동체봉사자 그리고 교리교사들 40명을 데리고 같은 지역에서 열리는 지역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잠비아에서 가장 유명한 부족 축제인 ‘리쿰비 리야 마이즈’(Likumbi lya Mize)는 잠베지 지역의 전통 복장을 한 원주민들이 일주일동안 춤을 추며 자신들의 고유한 부족문화를 알리는 축제입니다.

그 다음주에는 220㎞ 거리에서 매년 열리는 성령기도회 모임에 참가했습니다. 울창한 숲속에  500여 명이 넘는 교우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개미들이 만든 산을 잘 다듬어 연단으로 사용하는데, 그 위에서 강연을 하는 모습이 마치 예수님께서 산 위에서 군중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가르치는 모습과도 흡사했습니다. 새벽 4시30부터 시작된 기도는 밤 11시까지 강연과 기도로 이어지고 마지막 날은 밤샘기도로 절정을 이뤘습니다.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제가 궁금해 한 것은 이들의 뜨거운 열정은  어디서 오는가였습니다.

트럭 위에서 부르는 교우들의 노랫소리는 모두가 하느님을 찬미하는 내용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며 함께 모여 기도 안에서 미사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한바탕 축제를 치루는 모습은 이곳 선교지에서만 체험하게 되는 하느님입니다.

올해는 특별히 안식년을 맞이해서 선교지에 방문한 선배 신부님과 모든 일정을 함께했습니다. 하느님을 만나면 우리의 삶은 축제가 된다는 선배사제의 말씀이 제 마음에 깊이 다가왔습니다. 틈만 나면 온몸을 다해 외치는 원주민들의 노랫소리와 미사 때마다 즐기는 열정적인 춤사위와 환호소리는 이들의 삶이 매 순간 축제임을 실감나게 합니다.

원주민들의 축제의 삶을 통해 저 역시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는 요즘입니다. 우리의 삶 전체도 매 순간이 주님을 만나 축제로 변화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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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 신부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