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청 동방교리성 설립 100주년

입력일 2017-08-22 수정일 2017-08-22 발행일 2017-08-27 제 3059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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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교회 다양한 전례·영성 보존
박해로부터 생존할 수 있게 도와
전쟁으로 신자 죽거나 고향 떠나 존폐 문제 정체성 잃지 않게 지원

지난해 4월 미국 오하이오주 파르파 소재 요한 세례자 대성당에서 비잔틴 전례 가톨릭교회의 존 쿠드릭 주교가 한 소녀에게 세례를 주고 있다. CNS 자료사진

【바티칸 CNS】 교황청 동방교회성이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동방교회성은 동방 가톨릭교회를 지원하고 전례와 영성, 교회법 등 동방교회가 갖고 있는 다양성을 보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동방교회성은 러시아혁명 5개월 전인 1917년 5월 1일 베네딕토 15세 교황이 자의교서 「하느님의 섭리로」(Dei Providentis)를 발표하면서 설립됐다.

1990년대까지 우크라이나 가톨릭교회를 비롯한 많은 동방교회들은 동유럽의 공산 정권 아래에서 심한 박해를 받거나 전례를 금지 당했다. 이후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고 난 뒤에야 박해를 받던 교회들은 다시 부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걸프전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 북아프리카의 아랍의 봄, 시리아 내전 등이 이어지면서 칼데아의 바빌론교회와 안티오키아의 시리아교회, 알렉산드리아의 콥트교회·멜키트교회와 안티오키아의 마로니트교회 등은 큰 피해를 입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긴장 상태 또한 지속되고 있다.

많은 동방 가톨릭교회 신자들이 고향을 떠나 타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동방교회성의 업무도 달라졌다. 동방교회성은 최근 이들 신자들이 지내고 있는 라틴전례 교회가 동방교회의 존재와 유산, 필요 및 이들이 갖고 있는 선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싣고 있다.

현재 동방교회성에는 장관 레오나르도 산드리 추기경부터 전화안내 담당까지 모두 26명의 직원이 23개의 동방 가톨릭교회와 공동체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동방 가톨릭교회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전쟁으로 신자들이 죽거나 고향을 떠나 교회의 존폐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동방교회 신자들이 타 지역으로 떠나면서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도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미주와 유럽, 호주 등지에는 많은 동방 가톨릭교회 교구가 설립돼 있다. 동방교회 교구가 없는 지역에서는 라틴전례 교구가 이들을 받아들이고 환대하며, 이들의 신앙을 지원할 책임을 갖는다.

동방교회성 차관 시릴 바실 대주교는 “동방교회들은 열강들의 다툼에 휘둘려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은 아주 힘든 삶을 살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평화로운 삶을 찾아 멀리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바실 대주교는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멸종’”이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