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2016년 12월 사하성당에서

김희님 마리아
입력일 2016-12-27 수정일 2016-12-28 발행일 2017-01-01 제 3026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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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용서를 했습니다

그냥 용서를 했습니다

그렇게 용서를 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용서를 해야 합니다

하느님만이 용서를 하는 것이라 해도

지금 내가 용서를 합니다

용서받아야 할 사람은 이미 웃고 살고 있을지라도

성당을 다니는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용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겨울 햇볕처럼

제게 오신 따뜻한 사랑의 힘으로

용서를 하고있는 착해진 나는

참 많이 눈물이 납니다

뜨거운 눈물이 미사보 안에서 흐느낍니다

나 혼자 가슴속에서

오랫동안 체증처럼 아프게 숨을 조였던 것들을

모조리 흘려보냅니다

다 날려 보내버립니다

2016년은 나에게 은혜의 해

새롭게 태어난 나는

아직 눈도 뜨지 않았습니다

고운 사람 되도록

엄마 말 잘 듣겠습니다

김희님 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