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한국 가톨릭문화 축제가 필요합니다 / 김정환 교수

김정환(토마스·경기대 축제문화정책 주임교수)rn
입력일 2016-08-30 수정일 2016-08-31 발행일 2016-09-04 제 301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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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는 565만5504명(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5)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0%가 조금 넘는 통계 치로, 아시아권에서는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이어 5번째로 인구 대비 신자 수가 많습니다. 그런데 신자 수가 이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선 가톨릭관련 축제가 없습니다.

미사만 참례하면 되지 뭔 축제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년에 약 2만개의 축제가 열리는 필리핀에선 전체 축제 중 약 80% 이상이 가톨릭 관련 축제이고, 가톨릭 관련 축제가 아니더라도 모든 축제의 시작과 끝에 미사를 봉헌합니다.

또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서도 부활과 성탄 대축일 등 가톨릭 축제를 성대하게 지냅니다. 특히 케랄라 주에서는 성금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역시 마찬가지로 지역본당 만이 아니라 전체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축일에는 성상을 가마에 모시고 거리 행렬을 하면서 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렇듯 같은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가톨릭 축제에는 신자와 비신자, 타종교인,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 심지어 종교에 회의적인 사람까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 축제 기간 동안 도시 내 여러 광장에서 성가만이 아닌 크고 작은 공연물들이 펼쳐집니다.

예를 들어 본당 신자들만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이른바 ‘본당의 날’행사 넘어서, 교구차원에서 혹은 한국교회 차원에서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 되어 평화를 염원할 뿐만 아니라 화합을 모색할 방법을 찾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한국가톨릭문화축제’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김정환(토마스·경기대 축제문화정책 주임교수)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