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은정(안나)
입력일 2016-07-13 수정일 2016-07-13 발행일 2016-07-17 제 3003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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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너무나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허약해 입·퇴원을 반복하던 친구의 아들이, 수차례의 검사 끝에 희귀병 확진을 받았답니다. 수차례의 검사를 거치며 친구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끝낸 것인지 오히려 차분한 목소리로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제 15개월인 아이는, 걷지 못하는 것을 시작으로…,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며칠을 잠 못 이룰 만큼 충격을 받았는데, 친구의 마음은 도무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친구는 신자가 아닙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이다 너무 힘들 때는 성당이라도 한 번 가보라고 권했습니다. 제 얘기에 친구는 역시나 차분하게 대답합니다. 신이 있다면, 이 어린 아이에게 무슨 짓이냐고 화를 내고 싶지…, 기도하며 매달리고 싶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슬픔의 깊이를 감히 짐작하려 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미안해 질 뿐입니다.

아마 친구는 이런 글을 쓴 것을 알면 화를 낼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기도의 힘이라는 것을 크게 체험해 본 적 없는 신앙심 얕은 신자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을 겪으니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기도밖에, 아무 것도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쁘신 일상, 기도 중에 환아들을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아이들의 쾌유와 그들 부모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아멘.

김은정(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