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천주성교공과’ 복각본 발간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6-07-06 수정일 2016-07-06 발행일 2016-07-10 제 3002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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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기도문 만나보세요
공식기도서로 쓰이던 책
옛말 살려 가로쓰기로 정리
“마땅히 항상 기구하고 그치지 말라… 기도래야 되느니 보통으로 천주경, 성모경, 영광경 한번이라도 되느니라.”

「텬쥬셩교공과」 ‘머릿말’ 처음과 마지막 구절이다. 이어 성호경과 삼종경, 조과 오배례, 고죄경, 대회죄경 등이 이어진다. 하지만 젊은 신자들 대부분은 당장 「텬쥬셩교공과」라는 책 제목을 들으면서부터 고개를 갸우뚱한다. 고양(어린 양), 고교(유다교 혹은 이스라엘), 다맛(더불어), 베드름(베들레헴), 탁덕(신부) 등의 옛 말을 처음 들어보는 이들도 흔하다.

「텬쥬셩교공과」는 1969년 「가톨릭기도서」가 나오기 전까지 한국교회 공식기도서로 사용, 한국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었던 중요한 서적이다.

조선 철종 시기,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라우렌시오 주교가 조선인 신자들을 위해 가톨릭 기도문을 번역해 필사한 것이 이 책의 시작이었다.

이후 반백 년 간은 필사본 형태로 나오다, 1881년 성서활판소(현 가톨릭출판사)에서 처음으로 인쇄본으로 출간된 바 있다.

최근 한국 출판계에 ‘복각판 열풍’이 불면서, 젊은 신자 복각·편집 디자이너의 노력으로 이 기도서가 「천주성교공과」(116쪽/4000원/에이비티스튜디오)로 복각됐다.

원전은 총 5편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 복각판에서는 1편 기도문과 2편 미사경까지만 담아냈다. 옛 말 기도문들을 따라 읽다 보면 일종의 시간 여행을 하듯 신앙선조들의 기도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복고풍으로 구성한 책 디자인을 보는 새로움과 함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 한국 신자들은 어떤 낱말과 문체로 된 기도를 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복각판 「천주성교공과」를 펴낸 임민혁(루카) 디자이너는 선분이나 곡선에 따라 전자 빔이 연속적으로 이동해 화면에 영상을 나타내는 벡타 그래픽을 활용, 「텬쥬셩교공과」 모든 획을 하나하나 다시 그려가면서 복각에 나섰다. 현대 신자들이 읽기 쉽도록 세로쓰기 판형은 가로쓰기로 바꿨다. ‘차례’에 앞서 옛말 풀이도 실었다. 또 한자는 한글 혹은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 복각했다.

임 디자이너는 “병인박해 150년이 된 올해, 조선 시대 신자들이 어떤 형태의 기도문으로 기도했는지 살펴보고, 병인박해에 대한 기억과 의미를 되새기자는 뜻에서 기도서를 복각했다”고 전했다.

「천주성교공과」 홍보 웹사이트(www.helloabt.com/pray) 또는 QR 코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평 자료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 구매 사이트도 곧바로 방문할 수 있다. 전국 가톨릭출판사 직영센터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구매 문의 070-8958-0118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