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대교구 평협-한국순교자현양위 주최 순교자 성월 특강 지상중계] 3.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정리 임양미 기자
입력일 2008-09-28 수정일 200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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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들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

“자신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자”

1. 스스로 피어난 꽃 - 한국 교회의 자생적 신앙

우리 한국 교회는 신앙의 꽃을 자생적으로 피웠다. 선교사가 아니라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그리스도의 진리를 발견한 것이다. 이 진리를 지키기 위해 교회는 100여년 간의 혹독한 박해와 시련을 견뎌야 했다. 토마스 성인의 ‘순교자들의 피를 밑거름으로 그리스도의 몸과 지체인 포도나무가 더욱 풍성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말씀대로 우리 선조들이 피로써 지켜낸 진리의 풍성한 결실이 바로 지금 한국 교회의 모습이다.

2. 성지 곳곳에 스며있는 순교정신

대전교구 사제단은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아 8차에 걸친 도보성지순례를 떠났다. 성거산, 솔뫼, 갈매못, 해미, 진산 성지 등 8차에 걸친 순례를 통해 순교자들의 성심을 느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를 모시고 교구의 모든 본당 순례도 했다. 일곱 살의 어린 나이, 하느님을 찾아 먼 길을 떠났던 김대건 신부, 그 분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신앙은 삶이고 체험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 선조 신앙인들이 하느님 안에서 형제·자매로 서로를 섬겼던 모습이 성지 곳곳에 배어있었다. 그분들의 삶을 본받아야 한다.

3. 새로운 순교자, 새로운 박해자

오늘날 순교의 의미는 영웅적 피 흘림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의 영적 순교, 청빈, 순명, 정결 등이 순교의 가치와 동등시 되고 있다. 우리는 이 시대의 새로운 순교자가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들을 박해하는 새로운 암적 요소들이 있다. 먼저 안일주의다.

물질문명의 편리함에 길들여지는 모습이다. 신앙 선조들은 육체의 안락함 속에 신앙을 잃지 않기 위해 고신 극기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을 체득하고 마침내 순교로써 부활을 맞이했다. 우리도 봉사활동 등에 참여함으로써 게으름과 나태의 요소에 구체적으로 대항해야 한다.

두 번째로 상대주의의 만연이다. 상대주의에 빠지면 자칫 하느님의 말씀으로 대표되는 삶의 절대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 진리를 두고 타협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실리주의다. 방법과 과정은 등한시하고 눈앞에 보이는 현실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고 하는 모습은 순간과 영원을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태도다. 좋은 결과를 위하여 수단과 방법 또한 복음적이어야 한다.

4. 순교자는 우리의 거울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순교자들은 우리가 비춰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했고, 하느님의 뜻을 항상, 즉시, 기쁘게 실현했다. 그 분들이 가신 길을 따라 나 자신을 낮추고 비우면 하느님이 보일 것이다.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주님)를 따’르는 삶을 사시기 바란다.

정리 임양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