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장’ 이금재 신부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7-07-25 수정일 2017-07-25 발행일 2017-07-30 제 305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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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신자 공략하는 신천지에 체계적 대응 시급”
대부분 교구서 사례 접수… 피해 급증
‘피해자 돕기’ 필요하지만 ‘예방’도 중요
11월부터 전문 상담 인력 양성에 나서

“한국교회의 전체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는 이금재 신부.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아직 미흡하지만 최근 들어 각 교구에서 예방교육을 위한 리플릿을 제작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은 ‘신천지’의 유혹에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난 2월 결성된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위원장 이금재 신부(전주교구 사목국장)는 최근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에 빠지는 사람들 10명 중 3명이 천주교 신자라고 밝혔다. 이어 “개신교의 경우 꽤 오랫동안 예방교육을 실시해왔기 때문에 공략하기가 어렵다”면서 “상대적으로 성경이나 교리지식이 부족한 천주교 신자들에 대한 신천지의 공격적 선교가 최근 더 극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천지에 빠진 당사자나 그 가족들은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피해 현황 파악은 쉽지 않다. 하지만 천주교 신자들을 주된 공략 대상으로 하면서 실제로 각 교구에서도 피해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교구에서 피해 사례가 파악되면서 한국교회 전체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대책위도 그런 맥락에서 결성됐습니다.”

대책위는 그동안 회의와 산하 ‘연구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러한 노력에 이어 현재 각 교구별로 신천지의 폐해에 관해 올바로 알리는 리플릿과 특강 등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인력과 재정적 투자를 통해 유사종교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활동도 필요합니다. 최소한 전문 상담소 한 곳 정도는 운영해야 하고, 상담 활동가를 위한 지원 역시 한국교회 전체 차원에서 펼쳐져야 합니다.”

특히 이 신부는 “피해자가 천주교회 내 상담소를 찾을 수 없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빠른 시일 안에 전문 상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오는 11월 유사종교 피해 상담자 양성을 위한 ‘기초 양성자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교육은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주관으로 2박3일간 진행한다.

“피해자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예방입니다. 신천지의 정체를 알고 그들의 선교 방법을 숙지하도록 교구, 지구, 본당별로 각종 홍보자료와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합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