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은총만 바라선 안돼… 기도와 성사생활로 신심 다져야” 12사도 유해 담긴 성광 사진 퍼지는데 출처 불분명하고 교회사적 근거 불확실 미성숙한 신심활동 주의 미사와 성체강복 통해 예수 성심 묵상하고 신비 안에 머물러야 우리 믿음의 대상은 성광과 감실이 아닌 성체 안에 계신 주님
우리는 지금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로운 사랑을 공경하고 묵상하는 예수 성심 성월을 지내고 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예수의 자애로운 치유의 은사에 너무나 기댄 나머지 그릇된 신심에 빠지는 경우도 생긴다. 최근 ‘보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고 알려진 성광을 ‘공경’하는 것도 그릇된 행위로서, 미성숙한 신앙을 드러내는 사례다.
이에 따라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 박준양 신부의 제언을 바탕으로, 최근 신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그릇된 신심활동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올바른 예수 성심 공경 의미를 돌아본다. 박 신부는 현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이자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전문신학위원,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신학자다. 서울 한 본당에서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성훈(40·마티아)씨는 최근 단원끼리 안부를 주고받는 ‘카××톡’ 단체창에서 사진 한 장을 받았다. 동그란 성광 안에 12사도의 유해가 담겨있는 사진이었다. 예수를 배반하고 죽은 유다 이스카리옷 대신 바오로 사도의 유해가 포함돼 있다는 설명도 달려 있었다. 사진을 보내온 단원은 “이 사진을 보기만 해도 치유의 은사를 받을 수 있다”면서 “사진을 널리 퍼뜨려달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사진을 보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사진을 보내 준 단원이 신심활동에 아주 열심인 신자이기도 하고, 믿는다고 손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믿었다”면서 “주변 신자들에게 퍼 나르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는 최근 12사도의 유해가 담겼다고 하는 이 성광 사진이 SNS를 통해 신자들 사이에 유포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김씨가 받았고 퍼뜨렸다는 그 사진이었다. 신앙교리위원회 위원들은 이 사진과 관련해 토의를 하고 우려를 표명했다.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